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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TF포토기획] '낡은 타자기'에 빠진 20대 청년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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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고수하는 20대 청년이 있다. 수동 타자기 수리판매점을 운영하는 ‘레트로 케이’ 대표 김재홍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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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새 물건을 만들고 파는 사람은 엄청 많지만, 옛 물건을 팔고 수리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사회에서 편리함 보다 ‘느림의 미학’을 고수하는 20대 청년이 있다. 이제 구시대 산물이 되어버린 수동타자기 수리판매점을 운영하는 ‘레트로케이’ 대표 김재홍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올해 26살, 서울의 한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하던 김 씨는 수동타자기의 매력에 빠져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레트로 케이’는 복고를 뜻하는 영어 단어와 자신의 이름 이니셜을 따서 지었다.

김 씨의 수리점에는 타자기 외에도 브라운관TV나 턴테이블, 카세트·비디오 플레이어 등 추억의 기계들이 즐비하다. 그 중 20-30대 층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타자기는 매출의 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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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봉구에서 수동타자기 수리점을 운영하는 김 씨. 가게 문에도 타자기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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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용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전, 활발하게 사용되던 타자기는 지난 2011년을 끝으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그런데 왜 20대 청년이 낡은 타자기에 빠지게 된 걸까.

"컴퓨터는 다양한 기능이 있어 여러가지를 하다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도 있는데 타자기는 오로지 글 쓰는 기능 밖에 없어서 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거죠. 카메라나 시계처럼 타자기도 원래 기능을 가진 물건인데 골동품처럼 ‘죽어있는 상태’로 방치된 경우가 많아요. 하면 되게 좋겠다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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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매일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4평 남짓되는 작업실에서 타자기를 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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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를 수리하고 판매하는 일이 그의 주 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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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처음부터 타자기 수리에 능한 것은 아니었다. 어려서부터 기계 만지고 수리하는 걸 좋아했지만, 타자기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그는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타자기를 일일이 분해해가며 독학했다. 뜯어가면서 구조를 머릿속에 넣고 익혔다.

그렇게 그가 고장 낸 100여대 이상의 타자기는 수리점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사실 아직 적자"라며 멋쩍게 웃는 김 씨, 그래도 그가 이 일을 고집하는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매일 오전 10시에 작업실에 나와 밤까지 나와서 타자기를 만지고 있어요. 아마 적성에 맞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못하지 않을까요. 언제까지요? 앞으로도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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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던 그는 수차례 타자기를 뜯어보고 분해해가며 구조를 익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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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에는 양각으로 새겨진 금속활자가 촘촘히 나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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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특수기호 등이 각인된 타자기의 활자는 자판을 누르면 위로 올라가 종이를 타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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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히 배열된 활자는 피아노 건반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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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너머로 수리에 열중하는 진지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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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탁!' 활자의 기계 관절이 종이를 강타하며 경쾌한 소리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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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뚕'은 된소리와 모음 받침이 모두 들어있어 김 씨가 활자 교정을 볼 때 선호하는 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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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곳곳에 놓인 분해된 타자기, 그가 뜯어보고 익히며 고장낸 타자기만 해도 100여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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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의 캐리지 더미가 작업실 한 켠에 쌓여 있다. 캐리지는 용지를 이동하고 줄바꿈 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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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 캐리지의 레버를 밀어 줄을 바꾸고 문단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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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 하단에는 종이 들어있어, 한 줄의 맨 끝까지 타자하면 줄바꿈을 알리는 종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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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온 타자기는 그의 손을 통해 기능을 되찾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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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독일에서 만들어진 이 타자기는 김 씨가 보유한 타자기 중 가장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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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를 넘긴 이 타자기에는 공장 부지의 모습이 새겨져, 당시 타자기 생산 공장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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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기 케이스에는 그동안 사용자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타자기로 취업을 준비하던 친구들은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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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되찾은 타자기는 '레트로케이'라는 이름을 달고 새출발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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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타자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 남자, '당신도 타자기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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