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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김정은· 트럼프 “존경“ “만나고 싶다”…위기 때마다 ‘신뢰’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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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만남으로 이어진 두 정상의 말

“새로운 미래 개척” “위대한 진전”

첫 만남 뒤 공식·비공식 발언으로

한반도 비핵화 진심·존경심 전하며

북-미 대화 교착 때도 믿음 재확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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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만나고 싶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쪽의 대북 특사단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미국과 비핵화, 관계 정상화 문제를 위해 대화할 수 있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을 5월까지 만나고 싶다.”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의 입을 빌려 응답했다.

6월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이 싱가포르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의 강한 대화 의지가 70년 동안 얼어붙어 있던 북-미 관계를 녹이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8개월여 만에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두 정상의 결단과 의지가 핵심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기자회견, 유세 등에서 김 위원장을 변함없이 신뢰하고 있다는 뜻을 계속 밝혔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 대북 특사단을 통해 간접적으로, 또는 친서, 신년사 등에서 직접 비핵화와 미국과의 대화 의지를 발신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있은 지 20여일 만인 지난해 7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전하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7월12일 트위터에 공개한 친서에서 김 위원장은 “조(북)-미 사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이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이러한 친서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 위원장이 보내온 매우 좋은 편지”라며 “위대한 진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두 정상은 공식,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발언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인, 또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는 식의 회의론이 일 때마다 “핵·미사일 시험 발사가 멈췄다” “제재는 계속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며 북-미 대화에 부정적인 여론을 불식하려 노력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북한 최고 지도자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강한 믿음을 보였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김정은 위원장)를 존경하고 그도 나를 존경한다. 무엇인가가 발생할 것이라고 믿는다. (비핵화를 위해) 시간을 충분히 가져도 된다.”(2018년 9월6일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유세)

김정은 위원장도 비핵화에 대한 진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전하기 위해 애썼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방북해 ‘비핵화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알다시피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내게는 아이들이 있다. 내 아이들이 평생 핵을 지고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남쪽 대북 특사를 통해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 나갔는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이면 좋겠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말을 전했다. 9월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카메라 앞에 서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할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머지않아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합의를 이뤄내려는 엄청난 열정을 갖고 있다. 북한이 경제적 잠재력을 실천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화답했다.(9월24일 유엔 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

지난해 11월 예정돼 있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무산되고 북-미 대화는 교착에 빠졌다. 그럼에도 올해 1월1일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여전히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또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두번째 정상회담을 희망하는 발언을 했다. 며칠 뒤 김 위원장의 ‘심복’인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다음날 “우리(북-미)는 2월 말 언젠가에 만나기로 합의했다”면서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아침 정상회담을 위해 하노이로 출국하면서 김 위원장을 향한 트위터 글을 올렸다. “완전한 비핵화로 북한은 급속히 경제 강국이 될 것이며 … 김 위원장이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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