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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트럼프 "金, 내게만 한 얘기 있다"…끝까지 김정은 결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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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美北 2차 정상회담 / 트럼프 어젯밤 하노이 도착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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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 밤 베트남 하노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보다 11시간 늦게 도착했다.

그는 하노이에 발을 딛기 직전까지도 북한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잇따라 던지며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가능한 한 모든 것을 활용해 성과를 올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나 공세적 압박보다는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하는 등 '설득 전략'을 써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 도중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며 "매우 생산적인 정상회담(a very productive summit)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하노이행 비행기에 오르기 전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은 핵이 없으면 북한이 급속히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현명한(wise)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27일 저녁 시작될 1박2일간의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조치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선 결국 김 위원장의 최종 결심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도 잘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주지사들과의 만찬에서도 "우리는 비핵화를 원하고, 그는 경제 발전 속도에 있어서 많은 기록을 세우는 나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와 경제적 보상을 맞바꾸겠다는 얘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어떤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솔직히 김 위원장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것들"이라고 말한 대목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설명은 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 김 위원장과의 독대 때나 이후 친서 외교 등에서 비공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북한의 미래상 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솔직히 밝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워싱턴 조야 일각에서 나오는 회의적 시각에 대해서는 거듭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수년간 실패만 했으면서도 북한과의 협상을 조언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라며 "그들은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했다"고 조롱했다.

미·북 양측이 27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일대일 환담과 만찬 등으로 하노이 일정을 시작하기로 한 것도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높이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전까지 시 주석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보낸 데도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하노이로 출발하기 전 백악관 행사에서 미·중 무역협상 경과를 언급하면서 "시 주석은 북한 문제에서도 큰 도움을 줬다"며 "나는 시 주석에게 정말로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매우 매우 좋은 관계이지만, 우리는 가능한 한 모든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으로 가는 상품 중 약 92%가 중국을 통하는데 시 주석이 매우 잘했다"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윗에서 "중국이 가장 원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웃에 대규모 핵무기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수행단은 애초 26일 오후 8시 30분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중간 기착 등으로 8시 57분께로 다소 지연됐다.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은 25일 낮 12시 34분 워싱턴DC에서 출발해 같은 날 오후 11시 40분께 영국 런던 근교 마일던홀 공군기지에 중간 급유를 위해 1시간가량 기착했다. 이후 에어포스원은 두 번째 급유를 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 잠시 들렀다. 태평양이 아니라 대서양과 유럽, 인도 상공을 통해 하노이로 향하는 경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까지 19시간가량 소요된 비행 중 에어포스원에서 참모진과 함께 회의하며 김 위원장과의 협상 전략을 가다듬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현지에서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물론 이날 오전 먼저 도착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행 중 아랍에미리트(UAE) 지도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다른 이슈에 대해 연달아 트윗을 올리는 등 미·북정상회담 이외 업무도 봤다. 다만 수행기자들이 타고 있는 캐빈 쪽으로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60일 만의 만남에 앞서 27일 오전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 응우옌쑤언푹 총리 등과 각각 회담한다.

이어 27일 오후와 28일 하루를 온전히 미·북정상회담에 쏟은 뒤 28일 저녁 워싱턴DC로 복귀할 예정이다.

[하노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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