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 재확인…독일·프랑스 '차기 금융허브' 눈독 차단
특수관계 미국과 영국[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후에도 런던이 지구촌 금융허브로 남아있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미국이 약속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25일(현지시간) 공동 발표문을 통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해 어떤 상황이 불거지더라도 런던에서 파생금융상품 거래가 계속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영국 금융감독청(FCA),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영국에 '노딜 브렉시트'가 닥치더라도 관련 업체들이 계속 종전 기준을 인정받으며 양국에서 운영되도록 합의했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의 협상에서 합의하지 못해 통상을 규율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채 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떠나는 혼란을 의미한다.
가디언은 이날 미국과 영국의 협약이 양국의 특수관계를 보여주는 증표라고 해설했다.
파생상품은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그 가치의 변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상품이며, 다양한 리스크를 헤지할 목적으로 체결하는 금융 계약을 지칭하기도 한다.
영국 런던의 금융가인 시티오브런던은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와 함께 세계 파생상품의 80%를 다루고 있다.
세계 파생상품 시장의 규모는 연간 594조 달러(약 66경4천448조원)로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5배 이상이다.
영국에서 거래되는 230조 파운드(약 33경7천759조원) 규모의 파생상품의 3분의 1은 미국 기업들에서 오고, 미국은 개별 국가를 따질 때 영국 파생상품 시장의 최대 고객이다.
런던은 브렉시트 때문에 금융 허브로서 위상을 프랑스 파리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같은 유럽 대도시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그간 EU 법규에 따라 운영돼온 런던 은행들은 브렉시트 후에는 EU의 특별규제를 받을 수도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로화를 다루는 청산소들이 EU 외부에 있을 경우 EU 규제 당국의 감독을 받도록 강제하는 법규를 추진하고 있다.
청산소는 주식,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매수자와 매도자, 쌍방의 결제이행을 보증해 파생상품 거래에 핵심적인 기관이다.
일각에서는 EU의 청산소 특별규제로 영국 파생상품 시장이 수탈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은 EU의 이 같은 계획을 월권으로 규정하고 글로벌 금융허브로서 런던의 위상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잔칼로 CFTC 위원장은 "런던은 지금 그렇지만 앞으로도 오랫동안 글로벌 파생금융상품 거래와 청산의 핵심 본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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