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단속^대대적 감찰 등 안간힘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 역삼동 클럽 '버닝썬' 입구.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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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바짝 달아올랐다. ‘버닝썬 사건’에 전력투구하는 모양새다. 한창 논의 중인 검ㆍ경 수사권 조정에 악역향을 끼칠까 걱정이다. 클럽과 경찰 유착 의혹이 규명되지 않으면, 경찰에게 1차 수사권을 주겠다는 정부 조정안이 무산될 수 있다. 경찰 입장에서는 1차 수사권을 가질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제 살을 쳐내서라도 뼈를 얻어내야 하는 절박한 처지다.
분위기는 좋지 않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게시글 900여건 가운데 200여건은 버닝썬 의혹이 폭발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올라왔다. 이 글들은 버닝썬과 경찰간 유착 의혹을 들어 경찰에 수사권을 줘선 안 된다는 주장의 글들이 적지 않다. ‘경찰의 독립 수사권에 대해’란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버닝썬 사건을 보면 일선 지구대도 유착 의혹이 제기되는데 경찰이 수사권까지 가져가면 더 큰 부작용이 생기지 않겠느냐”고 써뒀다.
경찰도 이런 여론을 잘 알고 있다. 버닝썬 수사를 강남 일대 클럽을 중심으로 한 마약 단속으로 확대하고, 경찰 유착 의혹을 밝히기 위해 대대적인 감찰까지 벌이는 이유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큰 만큼 이번엔 국민이 걱정하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의 한 간부는 “같은 식구라 봐줬다는 뒷말이 나오지 않게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경찰은 엄중 처벌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논란 때문에 수사권 조정을 미루는 건 권력기관 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수사권 조정안을 다루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검찰ㆍ경찰개혁소위원회는 한 달여 만인 다음달 5일 열린다. 사개특위 관계자는 “일단 여야가 수사권 조정안이라도 속도를 내자고 합의해 회의 재개를 잠정 결정했다”며 “다만 소위를 열긴 하지만 3월 국회 때까지 법안이 통과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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