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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 최대위협 ICBM 제거에 집중…北비핵화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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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北 2차 정상회담 D-4 ◆

매일경제

2차 미·북정상회담을 닷새 앞둔 2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양측 실무협상 대표단 움직임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왼쪽 사진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숙소인 호텔 뒤파르크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이 숙소인 하노이 영빈관을 나서는 장면.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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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로 예정된 2차 미·북정상회담을 놓고 미국 고위 당국자가 갑자기 '모든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협상 의제로 거론했다.

북한과 '핵시설 폐기'에 초점을 두고 논의해 오다 진행이 여의치 않자 '동결'로 목표를 낮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당국자는 또 "북한이 비핵화 결정을 내린 건지 아직 모르겠다"고 밝혀 '비핵화 정의' 역시 이번 협상 주요 의제임을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21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을 하면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강연에서 제시한 우선순위 일부로 여러분 관심을 돌리고 싶다"며 "비건 대표는 비핵화에 대해 공유된 인식 증진, 모든 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freeze), 로드맵 작성 노력을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강연에선 핵·미사일 등 WMD 동결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당국자의 발언은 현재 하노이에서 진행 중인 미·북 실무협상 주요 의제로 동결이 언급되고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논의할 주제는 영변 핵시설 폐기를 기본으로 놓고, 그 외 다른 조치를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α'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동결 조치가 고위 당국자 입을 통해 언급된 점은 일반적 기대와 거리가 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한 핵 폐기의 전 단계로 먼저 동결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를 두고 ICBM을 의제에 포함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 의중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국에 가장 큰 위협인 ICBM과 관련한 가시적 성과를 이번 회담에서 보여줘야 정치적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달 11일 "(미·북 대화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 국민의 안전"이라고 말하는 등 ICBM이 대북 협상 우선순위에 있음을 강조해 왔다. 한편 동결이라도 기타 다른 조건에 따라 충분히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동결 조치와 함께 추후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시간표' 작성에 합의한다면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한 핵문제의 복잡성 등을 감안해 시간을 두되 확실하게 동결에서 폐기로 나아가는 순서를 확정할 수 있다.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돋움시키기 원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에게도 국제사회와 한 약속이라는 부담을 지우는 셈이다.

한편 이 당국자는 북한이 비핵화 결정을 내린 건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혀 미·북이 아직도 명확한 비핵화 정의에 합의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도 드러냈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양국 지도자는 '조선반도(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공동성명에 합의했으나 이것이 북한만의 비핵화인지, 아니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철수가 전제된 것인지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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