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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베트남·개성공단에서 기업 운영 영이너폼 이종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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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이너폼 이종덕 대표.


속옷 제조·생산업체 영이너폼의 이종덕 대표는 북한 개성공단과 베트남에서 공장을 설립해 운영한 경험이 있다. 영이너폼은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무봉제 접착 브래지어를 상용화한 업체로 알려진 기업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개성공단 내 부지를 분양받았고 2008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했다. 중국 칭다오에 있던 공장을 개성공단으로 옮긴 것. 전체 생산설비의 80%를 개성공단에 들여놓았을 정도로 전격적인 투자 결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맞서 그 해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설비를 그대로 놔둔 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16년 2월 처음 폐쇄 결정이 내려졌을 때 임시 가동중단이 됐던 2013년도 때처럼 다시 열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 "이대로 있으면 망하겠다 싶어서 베트남에 가 현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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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너폼 이종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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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성공단이 전면중단된 2개월 만에 울며 겨자 먹기로 호찌민시 빈록공단 내 공장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북측 개성공단과 베트남에서 공장 운영 경험이 있다 보니 두 나라 기업환경의 장단점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이 대표는 "개성공단의 경우 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없어서 북측 당국과 협의해서 처리해야 하는데 베트남은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면서 "이를테면 개성공단에서는 직원의 부서이동이나 업무부과를 할 때 남측에서 임의로 못하고 북측대표인 직장장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까지 베트남 보다 인건비에서 비교우위에 있었고 물류도 베트남은 편도 10일 걸리는데 개성공단은 당일 생산돼 국내로 들어온다"면서 "또한 최대한 장점은 기술 축적이 된 근로자가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경우 근로자들 이동이 자유롭고 잦은 반면 개성공단은 이동이 제한돼 있어서 8년 이상 기술을 축적한 인력들이 A급 제품을 만들어 낸다"고 소개했다. 그가 운영했던 개성공단 공장에는 숙련 노동자 350명이 함께 일했다.

이 대표는 "중국이 인건비가 저렴했지만 꾸준히 올라갔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남북교류사업을 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인의 7차 방북도 유보돼 무척 아쉽다"면서 "모든 인생을 걸고 투자했는데 죽은 공장이 됐고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시설점검만이라도 기업들에게 허가해줘 희망이 절망으로 끝나는 경우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이너폼의 매출액은 지난 2015년 약 100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는 당시의 60% 수준에 머물러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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