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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무안낙지 씨마른다"…돼지분뇨 바다방류, 주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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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지역 축산회사에 1일200톤 정화방류 허용

"질소농도 20배 폐수 바다 생태계 파괴"…피해 막심

뉴스1

돼지 분뇨를 바다로 정화방류해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있는 무안군 현경면의 S축사/뉴스1 © News1 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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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뉴스1) 박진규 기자 = 낙지주산지인 전남 무안군이 축산회사의 분뇨를 바다로 방류하는 것을 허용해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돼지 분뇨가 바다로 유입돼 갯벌이 죽어가고 있다며 방류 허가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2일 무안군과 지역 어촌계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17년 10월 S축산이 운영하는 무안 현경면과 청계면의 2개 축사에 대해 분뇨정화방류를 허용했다.

방류 허용량은 돼지 1만9000두를 기르는 현경면 축사와 4만5000두의 청계면 축사 모두 각 1일 98톤씩 합쳐 하루 200여톤의 가축 분뇨를 정화해 내보낼 수 있도록 했다.

청계면 축사 분뇨의 경우 하천을 따라 2㎞ 정도 흘러 바다로 유입되나, 현경면 축사는 바다에 인접해 있어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정화처리가 되지 않은 분뇨가 1년간 바다로 유입돼 탄도만 일대의 낙지와 굴, 숭어의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분통이다.

특히 축산방류를 승인하면서 인근 마을 주민이나 어촌계에 공청회나 주민 설명회도 거치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하자를 제기했다.

이에 주민들은 축산분뇨 방류허가 취소와, 악취 측정기 설치, S축산의 축사 증축허가 추진사항, 축사 지하수 폐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임점수 현경면 축산분뇨 무단방류 대책위원장은 "군에서 분뇨 방류허가를 주민들 모르게 내주는 바람에 지난해 12월 정식 항의 하기 전까지 1년 2개월동안 돼지 분뇨가 바다로 유입됐다"며 "우리가 축사에서 나오는 분뇨를 채취해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기준치의 20배가 넘는 질소량이 검출됐다"고 분개했다.

이어 "축사에서 분뇨를 희석시키기 위해 지하수를 3곳이나 파헤쳐 주변 지하수에서 짠 물이 나와 농사도 망쳤다"면서 "그런데도 S축산은 800평 대지에 2층으로 축사를 추가로 지으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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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군 현경면 주민들이 돼지 분뇨를 제대로 정화하지 않고 바다로 방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S축사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 News1 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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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분뇨 방류 허가가 난 지, 14개월만인 지난해 12월에서야 이같은 사실을 알고 군에 항의했고 21일에도 군청 환경과를 찾아가 조속한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무안군은 "분뇨정화방류 허가와 관련 특혜는 없었지만, 주민들 항의 이후 분뇨방류는 중단된 상태"라며 "주민들 요구대로 축산회사에 가급적 빨리 분뇨처리 변경신청서를 제출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축산회사도 주민들 요구와 군의 권고를 받아들여 분뇨 정화방류를 철회할 생각이다.

S축산 관계자는 "주민들 항의 이후 방류를 중단하고 분뇨를 위탁처리를 하고 있다"며 "많은 비용을 투자해 액비처리를 해서 방류를 해 왔으나, 아직은 기술력이 뛰어나지 않아 완벽하게 정화되지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손해가 막심하지만,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다른 분뇨처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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