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김혁철 약 2주 만에 하노이 대면
6~8일 평양서 첫 실무협상 후 수싸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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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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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김 특별대표가 비건 특별대표를 찾아왔다. 첫 실무협상 때 비건 특별대표가 직접 평양을 방문한 만큼 2차 실무협상은 김 특별대표가 비건을 방문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다. 협상 장소까지 양측이 주고 받으며 서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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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머물고 있는 베트남 하노이의 호텔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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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오후 2시쯤부터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 협상에 돌입했다. 6~8일 평양 첫 실무협상에서 서로 탐색전을 가진 만큼이날부턴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계획과 상응조치를 두고 치열한 디테일 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두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 최대치를 얻어내 이를 정상회담 합의문에 반영하는 등 '하노이 선언' 초안도 작성해야 한다. 이날 실무협상은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김 특별대표 등 일행은 6시쯤 주차장에서 차량을 타고 호텔을 빠져나와 숙소인 영빈관으로 들어갔다. 이후 비건 특별대표 등 일행도 차량을 타고 호텔을 나왔다. 하노이 도착 후 처음 국내 취재진에 포착됐으나 질문에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았다.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듯 편안한 차림이었다.
27~28일 2차 정상회담이 엿새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사람은 매일 만나 실무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도 미측 성 김 필리핀 대사와 북측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판문점(6차례)과 싱가포르 현지(3차례)에서 정상회담 직전까지 의제 조율을 벌였다.
두 사람이 어떤 협상 스타일로 상대방을 설득할지도 관심사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해 8월 임명된 뒤 청와대·외교부·국회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유연하고 개방적인' 면모를 보였다. 반면 김 특별대표는 스페인 전 대사 시절 북한 체제에 충성적인 발언 등으로 볼 때 '강경하고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특별대표는 전날 하노이 도착일부터 취재진을 따돌리는 등 허를 찌르는 행보를 보였다. 노이바이공항 VIP 출구를 통해 공항을 나올 거란 예상과 달리 일반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항 1층 출국장을 통해 유유히 걸어나왔다. 하노이 경찰의 경호도 없이 김성혜 실장 등 실무진 3명과 단촐한 모습으로 나와 공항 앞에서 대기하던 벤츠 차량에 올라 VIP 출구에서 대기하던 대다수 취재진을 따돌렸다. 19일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VIP 출구로 나와 하노이 경찰의 경호를 받으며 요란하게 입국한 것과 대조적인 행보였다. 언론 조명을 피하기 위해 의전을 생략하고 실무적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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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철 특별대표는 취재진이 기다리는 VIP터미널이 아닌 다른 곳을 통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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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특별대표는 21일 오전 7시쯤 노이바이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시내 호텔로 이동했다. 그가 택한 '호텔 주 파르크 하노이'는 얼마 전까지 닛코 하노이 호텔로 불렸으며 일본 계열의 5성급 호텔이다. 영빈관과 10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한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측 의전팀은 이날 오후 12시쯤 영빈관을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머물 숙소와 회담장 점검을 계속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는 JW 메리어트호텔로 사실상 확정됐다고 현지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김 위원장 숙소로는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과 멜리아 호텔, 인터콘티넨털 웨스트레이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메트로폴 호텔은 영빈관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고, 멜리아 호텔은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자주 묵었다. 인터콘티넨털 웨스트레이크는 뒤 편에 서호 호수가 있어 경호상 유리해 김 위원장의 숙소는 물론 정상회담장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노이=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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