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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와인 커닝페이퍼] 올해도 가벼운 화이트와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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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8년 말 서울대 소비 트렌드 센터는 '트렌드 코리아 2019' 발표를 통해 올해가 황금돼지해라는 것에 맞춰 PIGGYDREAM(돼지꿈)이란 키워드로 10가지 트렌드를 발표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해 보면 콘셉트 연출이 중요한 시대, 각 개인이 시장이자 생산자인 세포 마켓 시대, 신세대에겐 옛것이 새로우니 레트로(Retro)가 아니라 뉴트로(New-tro)인 시대, 생존을 위해 환경을 살려야 하는 필(必)환경 시대, 감정대리인에게 내 감정을 부탁하는 시대,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이 중요한 데이터 지능의 시대, 복합 공간을 넘어 공간의 재탄생인 카멜레존 시대, 밀레니얼 세대의 시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소중한 자신만의 세상인 나나랜드 시대, 진상 소비자가 아니라 매너 소비자 시대가 트렌드라는 것이다.

그럼 2019년 와인 소비 문화 트렌드는 어떨까? 첫 번째는 '화이트 버블 시대'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수입 비중이 80% 가까이 급격이 증가했던 레드 와인의 시대가 종료를 고하고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 선호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최근 7~8년간 스파클링 와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화이트 와인의 비중은 유지되는 가운데 작년에 레드 와인의 수입 비중이 70%대 아래로 내려갔다. 이유는 와인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와인 선택의 기준이 건강 위주에서 맛과 향 위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와인 초보자들, 특히 젊은 층은 거부감이 적은 신선 상큼하고 화려하고 우아한 향과 맛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와인 애호가들도 보다 다양한 와인 자체의 향과 맛을 즐기려고 하고 있다.

두 번째 트렌드는 포르투갈이나 동유럽 국가 등의 새로운 와인 산지가 주목받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칠레, 호주를 넘어 새롭게 떠오르는 제3세계인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등의 동유럽이 여행 붐과 함께 조명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소규모 수입상들이 가격 노출이 되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기존 국가들 내에서도 주목받지 않았던 새로운 지역들의 와인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와인 시장에서도 새로운 콘셉트의 와인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다. 내추럴 와인과 오렌지 와인이 고정 애호가층을 갖게 될 것이다. 기존의 지역별 전통적 블렌딩과는 달리 그 동안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품종 간의 새로운 블렌딩 와인이 새로운 맛과 향으로 나름대로 고정 수요층을 확보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것은 뉴트로, 세포 마켓, 새로운 콘셉트 연출 시대의 도래와도 관련이 있다. 오렌지 와인과 내추럴 와인은 사실 19세기에 과학이 제대로 발전하기 전인 18세기 이전에 와인을 만들던 전래의 방식이 오늘날 부활한 것이기에 뉴트로 현상인 셈이다.

네 번째는 와인과 음식과의 매칭 문화가 본격화될 것이다. 와인만을 주로 마시던 시대에서 와인을 음식의 반찬처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으로 인식하는 시대가 된다는 의미다. 콜키지 프리로 레스토랑에 와인을 가져가기도 쉬워졌고 홈파티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이나 야외에서 소중한 자신을 위해 직접 요리해서 먹는 시대가 되다 보니 와인과 음식을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의 의미를 소중히 여기는 층이 점차 증가해온 결과다. 따라서 세포 마켓과 밀레니얼 세대의 시대에 맞추어 편의점에 간편식이 증가하는 것과 궤를 같이하여 여기에 맞춘 와인까지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 번째는 와인에서도 필(必)환경 와인들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제고로 유기농,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의 와인을 일부러 찾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런 와인만을 모아 놓은 매대가 별도 설치되는 시대가 되었다.

여섯 번째로는 와인의 맛과 향뿐 아니라 용기나 라벨의 디자인이 와인 선택의 결정적 요소가 되고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맞춤형 와인 추천 서비스의 시대가 될 것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대리 만족일지언정 공감하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들은 품질은 물론 예술적이고 독창적인 라벨이나 병 디자인까지 갖춘 와인에 주목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시간 절약을 위해서라도 전문가가 맞춤형으로 추천하는 와인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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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는 새로운 공간 컬래버레이션를 통한 카멜레존 시대에 맞추어 요리와 와인의 실험적 만남이나 잔술로 다양한 와인을 마시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 카멜레존 공간이 확대될 것이다. 누들 로드로 유명한 모 피디가 요리인류 쿠킹 스튜디오를 내고 유명 셰프들의 요리와 와인과의 궁합을 선보인다든가, 와인나라와 컬래버로 와인 클래스 자체를 처음부터 요리와 함께 진행해가는 과정을 개설한 것들이 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와인 시장에서도 속칭 진상 고객은 사라지고 매너 있는 고객이 대접받는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는 왕'이라는 의식을 가진 분들이 와인 시장에 꽤 많았다. 이제는 비합리적인 요구나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이런 분들이 점차 사라지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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