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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美 ‘진보의 아이콘’ 샌더스, 2020년 대선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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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민주당 경선을 둔 관심이 일찍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유력 대선 후보였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협했던 샌더스 의원이 이번에는 더 쉽지 않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샌더스 의원의 색깔과 겹치는 진보계 의원들이 다수 출마를 선언한 데다 민주당 유권자들의 관심이 정책 그 자체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킬 인물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 주요 언론들은 샌더스 의원의 2번째 대권 도전이 2016년 첫 도전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샌더스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24시간 안에 330만 달러(약 37억 원)를 모금하며 지난 2016년 대권 도전 이후 확대된 인지도를 확인했지만, 인물보다 정책 중심의 정치를 해왔다는 사실이 트럼프 대통령을 꺾어야 한다는 과제를 가진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기존 지지자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에머슨 컬리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이어 2위의 지지율을 얻었다.

뉴스핌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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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트럼프를 누를 것인가”가 경선 결과에 결정적

전문가들은 민주당 경선 유권자들에게 샌더스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다고 설득할 수 있는 지 여부가 그의 성공에 결정적이라고 본다. 지난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던 라디오 진행자 빌 프레스는 NBC와 인터뷰에서 “그들(유권자들)은 후보가 누군 지보다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면서 “그는 그것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NBC 뉴스는 2020년 대선의 특징이 정책 선호의 사상적 순수성을 무기로 삼아온 샌더스 의원에게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을 샌더스 의원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미친 버니가 대선에 뛰어들었다”며 “그가 잘 되길 바란다”고 비꼬며 사실상 샌더스 의원의 출마 선언을 비아냥 대자

샌더스 의원도 “우리가 인종차별주의자에 성차별주의자이고 외국인 혐오자를 대통령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이 미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샌더스 의원은 “우리는 국민을 통합할 것이며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 나라의 경제와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기존의 지지자를 지키는 한편 지난 2016년 클린턴 전 장관의 패배 탓을 샌더스 의원에게 돌리고 있는 일부 민주당 유권자의 마음도 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16년과 달리 샌더스 의원과 비슷한 진보계 인사들이 민주당 경선 출마를 이미 선언했다는 점은 샌더스 의원의 민주당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과 같은 인물이 대표적이다. 진보계에서 커다란 지지층을 확보한 바이든 전 부통령도 출마 선언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레온하트는 클린턴 전 장관의 약점이 지난 대선에서 샌더스 의원의 강점을 과장했다고도 해석했다.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패배할 수 없는 인물로 여겨지면서 민주당 유권자들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2020년에는 샌더스 의원 말고도 유권자들의 선택폭이 넓다고 지적했다.

프레스는 더힐과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그에게 더 힘들 것”이라면서 “그는 첫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한 사람들을 유지하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16년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은 샌더스 의원이 2020년에는 더욱 어려운 여건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인이 다수인 버몬트주에서 샌더스 의원은 계속해서 커다란 지지를 받았지만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당시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흑인 유권자 지지율이 14%에 불과했고 클린턴 전 장관은 86%를 얻었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2명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제2의 오바마’라는 별명을 가진 부커 의원과 해리스 의원이 민주당의 흑인 후보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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