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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황산이 눈에 튀었습니다”…VR로 하니 위험한 실험도 무한 반복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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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과학·공학 교육 혁신

‘VR 교육 도서관’ 새학기 도입

중앙일보

한양대학교는 지난 17일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VR 교육 도서관’시연회를 했다. [사진 한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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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과학·공학 교육혁신을 추진한다. 한양대는 이를 위해 ‘VR 교육 도서관’을 선보이고 새 학기부터 본격 활용한다. 이를 활용하면 위험한 화학 실험을 VR로 할 수 있다.

1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는 ‘VR 교육 도서관’ 시연회가 열렸다. 첫 번째 강의 콘텐트인 ‘1몰(Mole) 농도의 황산 용액 500㎖ 만들기’ 화학실험이 진행됐다. 몰 농도는 용액의 농도를 나타내는 방법의 하나로 실험실 등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농도 표시법이다. 해당 실험은 다른 연구를 위한 기본 작업이다. 그러나 황산을 이용해 위험하기도 하고, 농도만 맞추면 버려야 해서 폐기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제로 하기가 어렵다.

VR용 안경과 리모컨을 든 김현도 한양대 일반대학원 아트테크놀로지학과 3기 연구원이 나섰다. 실제 실험실과 똑같이 꾸며진 가상 실험실에서도 실험복과 장갑, 고글을 착용했다.

배운 이론에 따라 500㎖ 용액 안에 들어갈 황산과 물의 양을 정확해야 계산해야 다음 실험으로 넘어간다. 정답을 맞히면 빈 비커에 앞선 계산만큼의 황산량을 스포이트로 추출해 정확하게 넣어야 한다. 리모컨 버튼을 오래 누를수록 용액 양도조절되는 등 최대한 실제와 비슷한 느낌을 구현했다.

만약 황산을 조심스럽게 넣지 않으면 ‘오른쪽 눈에 산이 튀었다’는 주의 문구와 함께 실험이 중단된다. 물 대신 황산을 먼저 넣으면 ‘사고 발생’이라는 문구와 함께 더 큰 경고 표시가 나타난다. 이후 ‘유기용매와 산이 만나 폭발’ ‘산이 담긴 용기가 깨져 왼쪽 팔에 산이 튀었다’ 등의 실험 실패 원인이 나온다. 폐기물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도 실험이 중단되는 등 마지막까지 주의해야 할 상황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학생들은 이를 토대로 다음 실험에서는 점차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무제한 실험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비용이나 안전 문제 때문에 못 했던 실험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VR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에 수업에 대한 흥미와 집중력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양대는 2021년까지 20개의 화학실험을 할 수 있는 강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5개 강의를 만들 예정이다. 완성된 1개 강의는 3월 개강부터 적용된다.

VR 교육 도서관 제작을 총괄한 류호경 교수는 “실제와 매우 유사한 실험 감각을 VR로 구현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화학실험을 시작으로 핵융합 실험 등 공학 및 과학을 아우르는 VR 교육콘텐트를 개발·보급해 많은 학생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VR 교육 도서관은 김민경 한양대 화학과 교수가 화학실험 교수법을 설계하고 ㈜앙츠, ㈜글로브포인트가 협업해 제작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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