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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의사-간호사, 사전 뜻풀이서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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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명시된 의사와 간호사의 뜻풀이에 차별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사전학회는 20일 국어사전의 직업 차별 표현 기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 이정복 대구대 교수는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이 펴낸 '고려대 한국어대사전'과 국립국어원이 개설한 개방형 사전 '우리말샘'에 실린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간호사에 대한 뜻풀이를 고찰했다.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의사를 '면허를 얻어 의술과 약으로 병을 진찰하고 치료하는 사람.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취득하여야 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치과의사는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이와 구강의 병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한의사는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한의술과 한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사람', 조산사는 '임신부의 정상 분만을 돕고 임산부, 신생아에 대한 보건 지도를 하는 여자 의료인', 간호사는 '법으로 정한 자격을 가지고 의사의 진료를 도우며 환자를 보살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각각 정의했다.

이 교수는 "의사는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하고 면허가 필요하다고 했으나, 다른 의료인은 국가시험과 면허라는 말 대신 일정한 자격이 요구된다고 표현했다"며 "조산사는 여자 의료인의 한 가지로 풀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인 중 의사를 중요하게 부각해 기술했고, 다른 직업에 대해서는 균형을 갖추지 못하고 소홀하게 풀이했다"며 "의료 관련 직업을 서열화해 차별적으로 기술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차별은 우리말샘에서도 확인됐다. 우리말샘은 의사를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병을 고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조산사는 자격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고 '해산을 돕거나 임산부와 신생아를 돌보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서술했다.

이 교수는 이처럼 사전 뜻풀이에서 직업 간 차별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사전 제작 시 점검과 통일 작업이 부족했던 것 같고, 직업의 사회적 평판과 위상이 무의식적으로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사전 집필자들이 차별언어 문제에 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사전학회는 오는 21일 경북대에서 '차별언어와 사전'을 주제로 여는 학술대회에서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제할 예정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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