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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트럼프 “베네수엘라 군부, 마두로 지지하면 다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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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구호품 반입 여부가 최대 분수령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애미의 플로리다 국제대학교에서 베네수엘라 출신 미국인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마이애미=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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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군부를 향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계속 충성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lose everything)”이라고 경고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 근간인 군부를 향해 최후 통첩성 경고를 날린 것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마이애미 플로리다 국제대학교에서 베네수엘라 출신 미국인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군부는 미래를 위해 민주주의를 향해 일할지, 모든 것을 잃을지 명확한 선택지를 갖고 있다”며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아들이고 가족들과 평화롭게 살기 위해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의 사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그들(베네수엘라 군부)이 누구인지 알고 그들이 (나라에서) 훔친 수십억 달러가 어디 보관되어 있는지도 안다”며 군부의 돈줄을 죄어 가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어 군부가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야당세력의 사면 제의를 받아들이고 마두로 정부와 연을 끊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어떤 피난처나 쉬운 이탈, 탈출구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잃게 될 거다”고 경고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과이도 의장은 최근까지 마두로 정권에서 이탈한 군인들에 대해선 특별히 ‘사면’하겠다며 군부의 정치적 전향을 독려해 왔다.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전향하지 않는 군인에 대해선 어떤 선처도 없을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이는 군부가 무너지면 마두로 대통령도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란 계산에 따른 것이나, 군부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야 할 정도로 베네수엘라 군부의 마두로 정권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미국의 군부 압박 효과는 미국 구호품의 베네수엘라 진입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대규모 구호품을 보냈으나, 베네수엘라 군부가 물품의 반입을 막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지 한 달이 되는 23일까지 콜롬비아 국경에 쌓인 구호물자를 들여오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만약 베네수엘라 군부가 구호물자를 나르는 야당을 보내준다면, 마두로 정부가 국경과 군부에 대한 통제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23일 이후에도 구호품이 반입되지 못할 경우 미국의 군부 압박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와 관련, 베네수엘라 정부는 영국 버진 그룹 창업자인 리처드 브랜슨이 인도적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2일 벌일 자선 콘서트에 대한 맞불 콘서트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맞불 콘서트는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연결하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 다리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는 주제로 열린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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