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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문희상 “일왕, 위안부에 사죄를” 아베 “한국이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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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관·대사 등 총출동 항의

한국 정부 “진정성 보여 달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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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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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주범의 아들인 일왕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블룸버그 인터뷰 내용을 놓고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직접 나서서 반발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이 문 의장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건, 정말로 놀랐다”며 “너무나 부적절한 발언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에 외교 경로를 통해 엄중하게 항의했고,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고 알렸다.

아베 총리는 국제수로기구(IHO)가 동해와 일본해 표기와 관련해 한국과 협의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비공식 협의에는 건설적으로 응하겠지만, ‘일본해’라는 호칭은 국제사회에서 확립된 유일한 호칭으로 이를 변경할 필요성과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야당 의원이 “과거엔 한국을 ‘기본적인 가치관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고 묻자 즉답을 피한 채 “구 조선반도 노동자 문제(징용 문제)는 양국 관계의 기초를 부정하는 것으로, 적절한 조치를 한국이 취하도록 기대한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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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Xinhu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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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높은 레벨을 포함한 외교 루트를 통해 ‘매우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극히 유감’이라는 취지로 엄하고 강하게 항의했으며, 사죄와 철회도 요구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문 의장의 인터뷰가 공개된) 8일 외무성 국장급 레벨에서 항의한 데 이어 9일엔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 외교부 1차관에게 재차 항의했다”고 말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김경한 주일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항의했고, 서울에선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가 조현 외교부 1차관에게 항의했다는 것이다. 스가 장관은 “문 의장 측이 ‘양국 관계를 중시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취지였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양국 관계가 조기에 개선되기를 바란다는 게 본래 취지이며, 보도된 내용이 본래 뜻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해왔다”고 했다. 스가 장관은 그러나 “그런 설명이 있었지만 이번 문 의장의 발언은 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도 이날 문 의장 인터뷰 내용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무례하다”고 말했다. 일본 각료들의 공격적인 사죄 요구는 일왕을 신성시하는 일본 여론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이지만 한국 여론은 ‘사죄해야 할 쪽이 사죄를 요구했다’고 반발하고 있어 양국 관계는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외교부 노규덕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문 의장 언급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존엄 및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중심 접근에 따라 일측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의 언급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전수진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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