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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구제역 불똥에… 쪼그라든 정월대보름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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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비상에 지자체 축제 직격탄 / 확진 나왔던 안성·충주 전면 취소 / 평택·이천·음성·괴산 등도 백지화 / 광주 남구 연기… 북구선 대폭 축소 / 영동·옥천군선 예정대로 진행키로

구제역이 최근 2년 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전국 곳곳의 정월대보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1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구제역은 지난달 28∼29일 경기도 안성시의 2개 농장과 같은 달 31일 충북 충주의 1개 농장에서 확진 판정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소·돼지 등 우제류 사육 농가가 많은 자치단체는 구제역 재발을 우려, 정월대보름 행사를 취소·축소하거나 연기했다.

안성시를 비롯한 평택시, 이천시는 구제역 확산방지 차원에서 대규모 정월대보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세계일보

경기도 파주문화원이 계획한 통일 연날리기와 고양문화원 주관 정월대보름 행사도 전격 취소됐다.

안성에 이어 구제역이 확진된 충주에서는 지역 예술단체인 ‘몰개’가 오는 17일 남한강 목계강변에서 풍물 판굿과 달집태우기 등을 할 예정이었으나 백지화했다.

지난해에는 조류독감(AI) 탓에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는데, 올해에는 구제역 여파로 행사를 열지 못하게 됐다.

인근 충북 제천시 금성면 주민자치위원회도 오는 19일 열기로 했던 대규모 달집태우기 행사준비를 중단했다. 안성과 인접한 충북 진천은 물론 음성, 괴산, 증평에서도 대보름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강원도 속초시는 오는 19일 엑스포상징탑 광장에서 계획된 민속놀이 한마당을 취소했고, 동해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양구군은 ‘국토 정중앙 달맞이축제’ 개최 여부를 12일 현재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광주광역시 남구는 16∼18일 열 제37회 고싸움놀이를 다음 달 30∼31일로 연기했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은 오는 16일로 계획한 ‘2019 빛고을 정월대보름 한마당’ 행사를 백지화했고, 광주 북구는 16∼19일 달집태우기 등 군중이 운집하는 야외행사를 없애 행사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대규모의 양돈단지가 있는 충남 홍성군은 오는 18일 홍주읍성 일원에서 열 민속 한마당 행사를 취소했고, 아산시도 정월대보름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여 열 방침이다.

정월대보름 전후로 열릴 예정이던 대전 서구의 흑석산성문화제와 전북 순창군이 주관할 예정이던 관련 행사도 모두 취소됐다.

경북 청도군과 김천시, 영천시도 정월대보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으며, 구미시는 금오산 잔디광장과 낙동강 체육광장 일원에서 열 민속문화축제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소독시설을 충분히 설치한 후 행사를 열기로 한 자치단체도 있다. 매년 오산천에서 정월대보름 큰잔치를 대규모로 개최해 온 경기 오산시는 오는 16일 축제를 열 계획이지만 곳곳에 소독판을 설치하는 등 차단방역에 힘쓴다.

그러나 충북 옥천군의 6개 읍·면은 오는 18∼19일 지역별로 달집태우기, 다리밟기, 안녕 기원제 등을 열기로 했고, 영동군은 19일 영동천 둔치에서 풍년기원제 및 달집태우기를 한다.

한편, 전남에서는 구제역 백신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소가 폐사하거나 유·사산 피해가 잇따라 방역 당국이 원인파악에 나섰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도내 한우와 육우 53만 마리에 대해 예방접종을 한 후 32농가에서 9마리가 폐사하고, 24마리가 유산했다. 지난해 총 3차례에 걸친 예방접종 뒤 폐사 54마리, 유산 142마리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전남도는 오는 20일까지 보상금 신청을 접수 중이다.

청주=김을지 기자, 전국종합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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