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야 회의론 맞서 여론전 / 전임정부와 차별화 골자 칼럼 기고 / FFVD원칙·한국전 종전의지 등 강조 / 성과 위한 ‘설익은 합의’ 우려 반박 / 문희상 의장, 설리번 부장관과 면담 /“FFVD 위한 긴밀한 조율유지 약속”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보름 앞두고 미국 백악관은 비핵화 원칙과 ‘톱다운’ 방식 해결을 재확인하며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미 조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회의론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미 허드슨연구소의 토드 린드버그 선임연구원이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트럼프는 대북 외교에 진지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 칼럼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진정성 있는 북핵 외교를 펼치고 있고 전임 정부와는 차별화한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백악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 북·미 정상 간 ‘톱다운’ 방식의 해결 노력, 한국전 종전 의지를 다룬 부분을 따로 발췌해 보도자료에 실었다. 1차 정상회담 때 성과가 없었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상회담에서도 ‘톱다운’ 해법을 고수하겠다는 것이다. 북·미 양국은 다음 주 초에 아시아 제3국에서 추가 실무 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린드버그 연구원은 칼럼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원칙과 노력에 대해 “미국의 새 정책이 어떤 것인지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최근(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뚜렷이 드러났다”며 “비건 대표는 FFVD라는 정권의 목표를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비판자들은 미 정부가 비핵화가 아닌, 피상적 변화만으로 북한과 타협할 것이라고 깎아내리지만, 트럼프 정부의 행동이나 통일된 메시지는 종전과 다른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재선을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설익은 합의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한 것이다.
린드버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한국전 종전 의지도 주목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하는 ‘톱다운’ 담판 등 전임 정부와는 다른 외교적 해결 노력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상 하위 실무자 등이 세부사항을 조율한 뒤에 지도자들이 만나는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21세기보다 19세기 방식에 가깝다고 그는 분석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대표단과 면담했다면서 “설리번 부장관과 문 의장은 FFVD를 반드시 이뤄내기 위해 긴밀한 조율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인사 나누는 文의장·비건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1일(현지시간) 존 설리번 미국 국무장관대행(왼쪽)과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국회 제공 |
설리번 부장관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지난 8개월간 긴밀한 한·미 공조는 한·미 관계를 정의하고 있다. 변화의 시기이지만 동맹은 흔들림 없다”며 “FFVD를 이루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 의장은 “모든 것은 한·미동맹을 전제해서 해야 한다”며 “모든 정당이 생각하는 것은 한·미 연합훈련, 전략자산 전개, 주한미군 규모 축소·철수 등의 문제는 남북관계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되며 오로지 동맹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의 국경도시 엘패소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집회를 열고 한 연설에서 취임 이후 북한과의 관계에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하며 “처음 정상회담 때 그랬듯이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도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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