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독일 등 이탈 기미에 강경…미·중, 기술혁명 주도권 샅바싸움
5G 장비 세계 패권 경쟁 새 무대로
도입한 LG U+ “보안,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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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포비아’를 주도하는 미국이 보이콧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인식됐던 화웨이 논쟁이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 세계패권’ 경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리스크를 줄일 방법에 골몰하는 가운데 이미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국내 업체는 “보안에 문제없다”며 튀는 불똥을 막고 나섰다.
1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번주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미국은 ‘2019년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켜 화웨이와 ZTE 등 중국업체의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게끔 했는데, 이를 민간기업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서버, 네트워크, 전송장비가 미국 땅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행정명령은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전에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처럼 강경대응에 나선 것은 독일과 이탈리아가 ‘반(反) 화웨이’ 진영에서 이탈할 기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정부는 화웨이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미국의 우방인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은 5G를 도입하면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화웨이를 스파이 기업으로 보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한 것이다. 화웨이가 통신망의 백도어(뒷문)을 통해 안보·국가 기밀을 빼돌려 이를 중국 정부에 제공한다는 설에는 화웨이 창립자인 런정페이가 중국 인민군 통신장교 출신이라는 배경이 있다. 1987년 2만1000위안(약 365만원)으로 설립한 기업이 30여년 만에 세계통신장비의 28%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한 것은 중국 정부의 ‘음모’라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견제에 고심하고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의 다른 중국 IT기업도 성장이 가로막힐 가능성이 높아서다.
5G 통신장비는 사이버전 시대에 세계 패권전쟁의 새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기술혁명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으려 하고 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되고, 같은 달 중국인 직원이 폴란드 당국에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것도 이 같은 ‘샅바싸움’의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정부의 직접 개입보다는 통신사 자체 검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LG유플러스는 화웨이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일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정보의 보관·관리는 모두 유선 코어망에서 이뤄진다”며 “이 장비는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유·무선 직원들이 직접 네트워크 장비를 유지 보수, 관리하고 있어 5G 무선 기지국 장비에서 가입자 정보 유출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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