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한국당은 당권 레이스 시작부터 친박·비박계 편가르기를 노골화하며 ‘박근혜 마케팅’에 기대는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로 황교안 전 총리가 진짜 친박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배박(배신한 친박)’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황 전 총리는 “특검의 1차 수사 종료 후 수사기간 연장을 막아 박 전 대통령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반박했다. 그는 2017년 2월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하며 “특검법의 목적과 취지가 달성됐고, 특검을 종료하는 게 국정 안정에 바람직하다”는 등의 이유를 댔다. 그런데 이제 박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자기 입으로 실토한 것이다. 참으로 점입가경이다. 당 대표가 되려는 사람들이 미래 비전을 보여주기는커녕 대의원들의 친박 정서를 업겠다고 시대착오적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이 당은 멀었다고 느끼는 시민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 한국당은 당 지지도가 탄핵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해묵은 색깔론에 친박·비박 타령, 수구세력의 재등장으로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이 뚜렷하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를 모욕한 망언도 그 연장선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석방 운운하며 탄핵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5·18을 부정하고 전두환을 옹호하며 5공으로까지 돌아간 것이다. 명색이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출마한 사람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이런 자리를 만들고, 이런 말을 지껄인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게 한국당의 현주소다. 이러니 백번을 “잘못했습니다”라고 해도 신뢰받지 못하고, 천번을 “다시 태어나겠다”고 해도 외면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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