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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매경춘추] 깜언 ! 살라맛 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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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필자는 1980년대 초 3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했다. 당시 수십만 명의 한국 노동자들이 열사의 땅 중동 건설 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하고 있었다. 이들이 폭염 속에서도 유일한 낙으로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들으며 가족과 나라를 위해 신바람 나게 일하는 모습에 감동받곤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결혼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등 250만명이 살고 있다. 웅진재단은 2008년부터 이들에게 고국의 노래로 문화적 향수를 달래주고 고국의 말로 보건의료, 교육, 법률, 취업 등 한국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다문화음악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중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 태국 몽골 아랍 러시아 출신 원어민 앵커 8명이 인터넷, 스카이라이프, 케이블TV, 스마트폰 등 6개 미디어 22개 채널로 하루 24시간 방송하고 있다. 음악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생명력이 긴 예술이다. 이 방송은 음악의 힘으로 이해의 다리를 놓고 외롭고 소외된 분들을 보듬는 열린 사회,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는 문화 도우미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재단 홈페이지에 7개 언어와 한국어로 8분짜리 '엄마나라 전래동화' 애니메이션 160편도 올려놓았다. 중국의 '노란 용과 검은 용', 일본의 '엄지 동자', 몽골의 '초오르니 흰 암말', 아랍의 '신밧드의 모험', 베트남의 '황금 거북이', 필리핀의 '두 나무꾼과 요정', 태국의 '열두 자매 이야기' 등 여러 나라의 전래동화를 만날 수 있다.

이 동화 애니메이션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 나라 문화와 언어를 알게 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그동안 3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된다. 결혼이민자의 자녀와 배우자, 시부모나 처부모가 이민자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는 상호문화주의가 필요하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결혼 이민 여성의 생일에 한국인 시댁 가족이 '아잉 낭 꾸어 아잉(나의 태양)' 베트남 연가를 불러주는 아름다운 가정을 그려본다.

그룹 경영이 어려울 때도 중단 없이 지원해 준 윤석금 회장의 '또또사랑'이 다문화음악방송 10년의 버팀목이 됐다. 이 방송 시청자들 사랑에 8개 언어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깜언'(베트남어), '살라맛포'(필리핀어), '바야를라'(몽골어), '컵쿤-캅'(태국어), '슈크란'(아랍어), '셰셰'(중국어), '아리가토 고자이마스'(일본어), '스파시바'(러시아어).

[신현웅 웅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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