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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오세훈·홍준표 "전대 안늦추면 등록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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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의원, 심재철 의원, 정우택 의원 등(왼쪽부터)이 10일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2·27 전당대회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입장문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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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전당대회 강행 여부를 놓고 자유한국당의 내분 조짐이 12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력 당권 주자들이 '전대 보이콧'을 선언한 가운데 자칫 친박과 비박을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국당 당권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홍준표 전 대표, 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은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대는 2주 이상 연기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12일에 후보 등록을 하지 않는다"고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8일 당 선거관리위원회·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한 이후 표명한 '전대 보이콧'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들 당권주자 6명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경우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힌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 두 후보만 경쟁하는 맥 빠진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전후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를 발판 삼아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한국당의 구상도 시작부터 흔들릴 수 있다.

홍 전 대표를 제외한 5명의 당권주자들은 이날 오전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긴급히 회동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회동에 불참한 홍 전 대표도 전화통화를 통해 뜻을 함께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당 선관위·비대위가 장소 확보 등 실무적인 이유를 들어 일정 연기를 반대하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공동 입장문에는 "장소 확보가 문제라면 여의도공원 등 야외에서 진행해도 무방하다"며 "연기가 결정된 후에는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았던 '룰 미팅'을 열어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6명의 후보는 선관위·비대위가 전향적인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행해 온 지역 방문 등 외부 일정도 전면 취소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당초 이날 진행하기로 했던 4건의 언론 인터뷰, 11일 충남 지역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 선관위·비대위는 일정 연기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27일 전당대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당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제1야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 일정이 흥행을 이유로 연기된다는 것은 책임 있는 공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의지를 확고히 했다. 또 전대 1~2주 연기, 3주 이상 연기 등 2개 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한 상세 자료를 공개하며 연기가 불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6명의 후보가 요구한 '야외 전당대회 개최'에 대해선 "검토 결과 전대 야외 개최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비대위는 당권주자 일부가 마음을 바꾸도록 물밑 설득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경선의 예비심사(컷오프) 후보자 수는 4명이다. 예정대로 후보 등록을 할 황 전 총리, 김 의원이 있기 때문에 후보 2명만 마음을 돌리면 명분은 갖출 수 있다.

황 전 총리와 김 의원도 6명 후보의 뜻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황 전 총리는 전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이후 기자들을 만나 "당이 정하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밀어주기 위해 선관위가 편파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를 밀어줄 이유가 있냐"며 "공정하게 선거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홍 전 대표 등을 겨냥해 "그만 징징거리고 들어오기 바란다. 할 만큼 했다"며 "특정인을 위한 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2년 전 대선 경선 때 홍준표 한 사람을 위해 룰을 정한 적은 있었는데 난 그것도 참고 견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 대표 선거의 향배와 별개로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진표는 속속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이날 신보라·윤영석 의원은 각각 청년최고위원과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승리하는 정당, 혁신과 새로움으로 무장한 한국당을 일으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당 대표라도 화합을 해치는 행위를 할 경우 강력히 견제하겠다"며 "화합의 메신저가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의원은 "신바람 나는 젊은 정치로 총선 승리의 문을 열겠다"며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했다.

윤 의원의 출마로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힌 원내외 인사는 총 7명으로 늘었다. 김광림·김순례·조경태·윤재옥 의원과 정미경 전 의원, 조대원 경기고양시정 당협위원장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청년최고위원에는 박진호 김포시갑 당협위원장, 배병인 당 중앙청년위원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한국당은 예비심사를 통해 본 경선에 8명을 올릴 방침이다.

한국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여성 1명을 포함해 최고위원 총 4명을 뽑는다. 여성 최고위원은 별도로 선출하지 않지만, 4위 안에 여성 후보가 없으면 최다득표를 한 여성 후보에게 최고위원직이 돌아간다. 청년최고위원은 1명을 선출한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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