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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광주 어등산 개발사업 다시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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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가 서남해안 관광 거점으로 개발하려던 어등산 개발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동안 개발계획을 협의해 온 호반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어등산 개발은 2006년 1월 관광단지로 지정된 이후 13년간 표류 중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이 지위를 반납하면서 협약 체결이 무산돼 유감"이라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속히 새로운 추진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지시했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호반은 지난달 30일 사업시행자인 광주도시공사에 '실시협약 체결 포기' 공문을 보냈다.

협약 체결의 발목을 잡은 것은 호반 측이 제시한 1488가구 규모 레지던스 호텔의 공공성 문제였다. 호반 측은 "레지던스 호텔을 분양하면 분양받은 사람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반면 광주시는 "분양한 후 호반에서 운영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광주시는 '공공성'을, 호반 측은 '사업성'을 고집하면서 협상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어등산 개발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우선 검토되는 방안은 민간개발사업자를 다시 모집하는 것이다. 광주도시공사 고위 관계자는 "광주시에는 경쟁력 있는 관광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호반 측이 제시한 투자금액이 1조원가량으로, 이 정도 투자가 이뤄져야 경쟁력 있는 관광단지로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조만간 대기업 등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상인들의 강력한 반대로 어등산 관광단지 상가 시설면적을 2만4170㎡로 제한한 안을 수정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살펴볼 예정이다. 투자자의 수익성을 확보해 주자는 차원이다.

일각에서는 세 번이나 사업시행자가 변경되는 등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돼 결국 공공개발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광주도시공사 관계자는 "민간개발이 이뤄지지 않으면 공공개발도 검토해야 한다"면서 "다만 공공개발로 하면 투자 규모가 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돼 유원지 정도에 불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어등산 관광단지는 과거 군 사격장이었던 광주 광산구 운수동 어등산 일대(273만6000㎡)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156만㎡ 규모 골프장만 들어서 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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