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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2차 북미회담 앞두고 더 중요해진 한미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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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표, 2박 3일 평양서 실무회담...조만간 다시 만나
미국內 비핵화 비관론..의회·언론에 정보기관 가세
이번에 '실체적 성과' 없다면 거센 후폭풍·역풍 맞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하노이로 최종 낙점되면서 북한 비핵화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2박3일간 평양 실무회담 성과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전화통화를 갖고 추가 협의에 나서는 등 외견상 남북미간 '비핵 공조' 협상과정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 정부로선 북미가 보다 진전된 형태의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중요한 만큼 북미간 실무협상의 진전 과정을 공유하면서 개성공단 가동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경제협력의 마중물을 주도적으로 설계, 2차 북미회담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거중조정자' 역할을 해야 한다.

■"韓,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난 뒤 큰 방향에서 북미회담이 잘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미국과 우리 정부 간에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입장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북핵 협상 과정에서 한미간 굳건한 공조를 거듭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향후 있을 북미간 추가 실무협상에서도 변함없는 한미간 찰떡 공조를 토대로 비핵화 국면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비건 대표가 평양에서 환대를 받았다고 한다"고 소개하고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뭘 주고받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협상이라기보다는 북미 서로가 뭘 요구하는지 구체적인 입장을 아주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터놓고 얘기하는 유익한 기회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다"며 "비핵화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 한미 정부 간 입장차가 없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비건 대표는 "We are on the same page(우리 생각은 같다)"고 표현했다는 게 김 대변인의 전언이다.

비건 대표의 이 언급에 대해 '북미간 빅딜과 스몰딜 중 어떤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 정부 입장은 스몰딜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청와대, 외교부 등이 미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보다 큰 틀의 합의가 나올 수 있도록 조율사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해야 하는데, 미국의 이익인 ICBM만 처리하고, 핵문제를 덮어 버리는 거래를 하도록 하면 안된다"며 "우리나라는 그 역할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으며, 이번에 정의용 실장, 강경화 장관 등도 비건 대표와 만나 그런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성과 못내면 '역풍'
문제는 급한 쪽이 미국이라는 사실이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 현직 정상이 최초로 만났던 1차 북미정상회담은 세계적인 이벤트였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때문에 이번 북·미 베트남 담판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반드시 결과물과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에도 두루뭉술한 결론을 내는데 그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비핵화 구도 자체가 큰 역풍을 맞을 가능성 또한 크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성과를 내야하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상당히 조급해 보인다"며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발판으로 다음 비핵화 작전을 짜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어그러질 경우 상당한 역풍을 맡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강중모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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