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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허원숙의 골드베르크, 룩셈부르크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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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잡지 ‘피치카토’ 슈퍼소닉상

“베이스에 더욱 집중…인생같은 작품”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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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허원숙(60)의 <골드베르크 변주곡>(2018)이 룩셈부르크 클래식 전문잡지인 <피치카토>가 연주력이 돋보이는 음반에 주는 슈퍼소닉상을 수상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음악 평론가 알랭 슈테펜은 <피치카토>를 통해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기존에 쟁쟁한 연주 녹음들이 너무 많아 경쟁이 매우 심하다”며 “그럼에도 허원숙은 듣는 이들을 자극하면서도 아주 확신에 찬 해석을 제시하고 있다. 화려함을 배제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전개되는 이런 골드베르크의 변주곡은 누구도 들어보지 못했던 음반”이라고 평가했다.

클래식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변주곡으로 꼽히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에 이어 30개의 변주를 전개한 뒤 마지막으로 처음의 아리아를 다시 등장시키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수학적인 엄밀성과 균형감에 더해 화려한 건반 테크닉이 농축돼 있어 연주자들에겐 만만치 않은 곡이다. 글렌 굴드, 로잘린 투렉, 안드라스 쉬프, 타티아나 니콜라예바 등 이름난 연주자들의 명반도 많아서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연주력을 인정받기는 매우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겨레

폴란드 음반사 둑스(DUX)가 제작한 허원숙의 이번 음반은 폴란드 프로듀서 마우고자타 폴란스카가 만든 것으로, 공연기획사 오푸스가 해외 프로듀서와 사운드 엔지니어와 기획·협업하는 오푸스음반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10장에 이르는 음반 발매, 다양한 연주회, 방송 활동 등을 통해 관객들과 교감하는 작업을 해온 허원숙은 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수상의 기쁨과 함께 이번 음반의 각별한 의미를 전했다. “아리아의 반짝이는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흐름을 떠받쳐주는 장중한 베이스의 흐름에 집중했다. 특히 이 곡은 마치 ‘인생’에 대한 비유 같았다. 3곡 단위로 나오는 캐논 양식은 암투병 등 내가 겪은 삶의 고비고비를 의미하는 듯했다. 처음 나온 아리아가 마지막에 재등장할 때, 고향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 또는 윤회의 은유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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