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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청계천 옆 사진관] 슬픈 아메리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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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윤 센터장의 빈소에는 많은 조문객들이 추모를 위해 찾았다.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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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층 복도는 수많은 추모 화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 곳은 지난 4일 설 연휴 근무 중 의료원 사무실에서 돌연 사망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였다.

윤 센터장은 지난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생길 당시부터 팀장으로 근무를 시작해 2012년부터는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 재직하며 우리나라 응급의료 체계의 문제점을 느끼고 개선에 힘써 온 인물이다.

그러나 고인이 일군 성과 뒤엔 응급 의료에 대한 심한 압박감과 고통이 존재했다. 고인은 일주일에 닷새는 집무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청할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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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윤 센터장의 머물렀던 사무실 앞에는 국화꽃과 온기가 식지 않은 커피 여러 잔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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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윤 센터장의 집무실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고인의 임종 장소가 인터넷에 박제돼 유족들이 지속적으로 받을 고통을 막기 위해서다. 닫힌 사무실 문 앞에는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 꽃다발과 커피들이 놓여 있었다. 궁금했다. 추모객들은 왜 커피를 두고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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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아메리카노 윤 센터장의 근무했던 2층 사무실에는 생전에 기르던 걸로 추정되는 식물들이 창가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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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에 윤 센터장은 응급 의료의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늘 손에는 인스턴트커피와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했다고 한다. 인스턴트커피 속 당분의 과다 섭취를 염려했던 동료 의사들은 그에게 낮은 칼로리의 아메리카노를 권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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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센터장을 잃은 슬픔을 추스릴 틈도 없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은 분주히 업무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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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위치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사무실 앞. 이 곳은 1958년 개원 당시 UN에서 파견나왔던 외국인 의사와 가족들이 머물렀던 곳이었다. 윤한덕 센터장은 2013년부터 이 곳을 사무실로 사용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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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앞 온기가 남아 있던 커피들은 늘 환자들을 위해 헌신했던 윤 센터장을 추모하는 동료들이 바치는 이른 이별의 아쉬움이며 눈물이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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