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하면 멋지고 의미있는 공간 만들어 지길"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 사전 점검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22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출국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청와대 영빈관의 열악함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탁 전 행정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파리의 '오페라극장'에서 공연을 보며 나는 청와대 영빈관을 떠 올렸다"며 "청와대에 있을 때 가장 아쉬웠던 것중 하나가 '영빈관'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말이 영빈관이지 실은 구민회관보다 못한 시설에 어떤 상징도 역사도 스토리텔링도 없는 공간에서 국빈만찬과 환영공연 등 여러 국가행사들을 진행 한다는 것이 늘 착잡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한 나라의 국격을 보여주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공간'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담아내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라면서 "그동안 세계 여러나라의 국빈행사장과 이런저런 의전 행사장소를 둘러 보았지만 고백컨데 아마도 우리나라의 영빈관이 가장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탁 전 행정관은 영빈관의 미래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절망(?)스럽게도 꽤 오랫동안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국회에서는 영빈관 개,보수 공사의 예산을 절대 승인하지 않을 것이고 여당과 정부도 그것을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치적 견해도, 입장도 다를 수 있다. 반대 할 때는 반대 할 수도 있다. 비난도 하고 공격도 하고 다 좋다"며 "그런데, 안그래도 되는 것도 있다. 국격은 국가의 격이 아니라. 국민의 격이다. 청와대 직원은 야근하며 삼각김밥만 먹어도 좋으니 웬만하면 멋지고 의미있는 공간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연출가로서 말씀드리거니와 행사의 성패, 그 절반은 공간이 좌우하기 때문"이라며 글을 맺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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