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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저금리로 수익 악화…은행 고위험·고수익 대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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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은행의 수익·자산구조를 반영한 통화정책 위험선호경로’

“은행, 금리 하락해 수익성 나빠지면 위험한 대출 늘려”

“단기금리 1.6%P 하락하면 은행 위험가중치 2.1%P↑

이데일리

서울의 한 은행지점에서 한 시민이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대출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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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단기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이 고위험 대출을 증대시킨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대출금리가 내려 은행의 수익률이 나빠지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위험·고수익 대출을 늘린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정호성 연구위원과 김의진 부연구위원은 8일 ‘은행의 수익 및 자산구조를 반영한 통화정책 위험선호경로’ 보고서를 통해 “단기금리가 1.6%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은행의 위험가중치는 평균적으로 2.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때 단기금리란 91일물 CD금리를 뜻한다. 위험가중치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의 신용위험 산정대상 위험가중자산으로부터 도출한 지표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진다는 것은 은행이 가진 자산이 부도날 확률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한은이 보유한 200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 은행별 자료를 토대로 진행됐다.

단기금리가 하락할수록 은행의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는 것은, 은행의 수익성 때문이다. 단기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도 하락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은행의 수익도 부진해진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은행은 위험도가 높을지라도 수익이 높은 대출을 늘리게 된다는 논리다. 금리가 낮지만 안전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보다, 대출의 연체위험이 비교적 높지만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의 승인을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은행의 수익성이 높을수록 위험가중치가 하락한다는 연구결과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이자마진(은행의 수익성)이 1.2%포인트 상승할 경우 은행의 위험가중치는 평균적으로 1.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익성이 높은 은행일수록, 단기금리가 하락했더라도 고위험 대출을 늘릴 유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통화 정책이 대출의 양뿐만 아니라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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