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하락 시 고위험·고수익 대출 중심 신용공급 확대
은행 내부등급법 통한 자산 위험 평가, 당국 방법보다 효율적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9.1.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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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한국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신용의 양(quantity)이 늘면 질(quality)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통화정책이 완화적일 경우 고위험·고수익 대출 등을 중심으로 신용공급이 확대되면서 은행이 보유한 대출자산의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의진, 정호성 한은 연구위원은 10일 '은행의 수익 및 자산구조를 반영한 통화정책 위험선호경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통화정책의 위험선호경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통화정책이 신용의 양뿐만 아니라 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리나라에서 통화정책 위험선호경로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은행 신용의 질에 대한 영향을 중심으로 검증하고 수익, 자산구조 등 은행별 특징이 위험선호경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개별 은행의 위험 수준이 단기금리(91일물 CD금리) 수준, 은행의 수익·자본·자산구조 등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는지 짚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변하면 단기금리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기금리를 분석에 활용했다.
분석 결과 금리 수준이 은행의 수익성·자산구조 등 은행의 위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금리 변화가 은행의 위험 수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의 수익성이 높을수록 그 크기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보면 은행의 수익성이 줄어드는 금리 하락 시 위험이 커진다는 의미다.
예컨대 금리가 1.6%포인트(표준편차 1단위) 하락할 경우 은행의 위험가중치는 평균적 2.1%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위험가중치 변화(표준 편차 기준)의 상당 부분(약 15%)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순이자마진(은행의 수익성)이 1.2%p(표준편차 1단위) 상승할 경우 은행의 위험가중치는 평균적으로 1.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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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자산구조는 일반적으로 은행의 위험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은행들이 내부등급법을 채택한 이후에는 가계대출 비중, 단기자산비율 등 자산구조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등급법은 자체 데이터와 위험관리시스템을 활용해 기업의 신용위험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말한다. 은행이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와 감독당국이 정한 표준방법을 사용해 위험을 측정할 경우 금리와 위험가중치는 역(-)의 관계를 보이지만, 내부등급법을 사용할 경우 두 변수는 정(+)의 관계를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에선 단기금리가 하락하면 은행의 위험 수준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은행이 자산 위험을 평가할 때 내부등급법(자율)을 이용할 경우 위험 수준이 자산구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금융감독당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j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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