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버려지거나 학대받는 동물을 구조한다며 받은 후원금을 빼돌려 쓴 보호단체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해외여행 등에 수천만 원을 펑펑 쓴 것으로 조사됐는데 정작 동물 구조활동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면목동에 있는 동물보호단체 사무실 앞입니다.
차 안에는 개장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습니다.
지난 2016년 이 단체를 설립한 37살 서 모 씨는 동물구조와 보호활동을 한다며 인터넷을 통해 후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1년 반 동안 후원자 천 명으로부터 받은 돈만 1억여 원.
하지만 단체활동에 쓰인 건 전체 10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는 개인계좌로 빼돌려 해외여행과 생활비 등에 펑펑 썼습니다.
또 이를 숨기기 위해 실제 들어온 액수보다 적게 보이도록 후원금 회계기록을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단체 측은 사기나 후원금 유용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서 모 씨 / 동물보호단체 대표 : (사기 혐의 부인하나요?) 아 전면으로 부인을 하죠. (여행비로 썼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거는 말도 안 돼요. 말도 안 되는 검찰의 주장이에요 그거는.]
하지만 실제 구조활동은 없었고 관련 기관에 민원을 의뢰하는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도용한 사진을 SNS에 올려 후원을 독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단체 관계자 : 저희는 개 농장을 처벌하고 민원 넣고 철거시키려고 하는, 아이들을 구조하는 단체는 아니에요.]
검찰은 단체 대표 서 모 씨를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앞서 동물 안락사 논란을 빚은 케어 박소연 대표 역시 후원금을 빼돌린 의혹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유영재 /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지난달 27일) : 추가로 횡령에 관한 추가 혐의 정황을 저희가 또 포착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 경찰에 추가 수사를 의뢰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동물보호단체들의 회계부정 의혹이 잇따르면서 건강한 후원문화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태민[tm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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