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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국민연금 해외투자 늘린다면서…현지 인력은 3개국 20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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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회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0개국에 470여명 포진

국민 노후자금 644조원을 굴리는 ‘큰손’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기금운용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해외에서 투자 대상을 직접 물색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고 있는 현지 인력은 진출국 모두 합쳐 20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지 않으려면 해외 사무소 경쟁력을 서둘러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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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196조원 굴리는데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현재 미국(뉴욕)과 영국(런던), 싱가포르 등 3개 국가에서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뉴욕과 런던 사무소에는 각각 9명, 싱가포르 사무소에는 2명이 근무 중이다. 세 나라 인력을 다 더해도 20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은 총 기금적립금 644조3000억원(2018년 11월 기준) 가운데 30.4%에 해당하는 195조6000억원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주식 120조8000억원, 대체투자 48조7000억원, 채권 25조9000억원 등이다. 국민연금이 민간 자산운용사에 위탁한 자금 248조4000억원 중 일부도 해외투자에 사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연금 기금본부의 해외 사무소 규모가 너무 작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 전직 기금운용역은 "뉴욕의 경우 9명이 일한다고 해도 자산군별로 담당자를 쪼개보면 결국 한 분야당 1~2명씩만 배정해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인력 자체도 부족하지만, 현지 직원에게는 의사결정 권한이 전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국민연금 출신인 한 민간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해외에서 좋은 기회를 포착해도 투자 여부는 한국에서 결정하는 구조"라며 "현지 전문가들의 주업무는 리서치 활동과 기존 투자 매물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 정도에 그친다"고 했다.

해외 사무소를 이끌 리더 공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사무소장을 정상적으로 보유한 곳은 런던 한 곳뿐이다. 싱가포르 소장은 한국에 있는 김지연 인프라투자실장이 겸임하고 있다. 기금본부 관계자는 "적임자를 물색 중"이라고 했다. 뉴욕 사무소는 고성원 전 소장이 지난해 7월 사표를 던진 후 김현중 책임운용역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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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속 고래 우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국내투자를 서서히 줄이고 해외투자 규모를 키우기로 방향성을 정한 만큼 해외 현지 조직도 그에 걸맞게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5월 2019년도 자산군별 목표 투자 비중을 국내 주식 18.0%, 해외 주식 20.0%, 국내 채권 45.3%, 해외 채권 4.0%, 대체투자 12.7% 등으로 설정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국내 주식을 넘어서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15% 내외로 축소하고 해외 주식 투자를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금운용직 정원이나 관련 예산 등을 기획재정부와 논의해야 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해외 사무소 확충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세계 3대 연기금의 위상을 감안하면 투자가 너무 부실한 것도 사실"이라며 "이대로 방치하면 연못 속 고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민간 회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베트남, 브라질, 영국, 인도, 중국, 캐나다, 홍콩, 호주 등의 국가에서 1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 기금운용 인력은 470여명이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앞으로는 해외 시장에서도 직접운용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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