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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SE★인터뷰] ‘기묘한 가족’ 엄지원, “영화의 협업 과정...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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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것 만큼 행복한 일 없어”

“언젠가는 잘 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 중”

배우 엄지원이 좀비 한 마리로 신개념 창조경제 실천하는 ‘골 때리는’ 가족의 리더로 돌아왔다. 그에게 가장 1번이 된 숙제는 ‘얼굴을 다 버린다’라는 것이었다고 말 할 정도로, 망가짐도 불사하는 프라이팬으로 좀비를 때려잡는 만화 같은 액션을 선보인다.

김민재 감독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시골 마을에 좀비가 나타났다’라는 독특한 컨셉에, 전에 없던 물리면 죽기는커녕 더 젊어지는 좀비 캐릭터와 그보다 더 무서운 가족의 만남이라는 참신한 설정을 더해 그동안 본 적 없는 새로운 코미디 ‘기묘한 가족’을 탄생시켰다.엄지원은 극 중 주유소집 맏며느리이자 장남 준걸(정재영)의 아내 남주 역할을 맡았다. 뱃속의 ‘대박이’를 지키기 위해, 나아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 주유소 재건이 목표인 패밀리 비즈니스의 리더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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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좀비물 마니아인 엄지원은 “이미 ‘워킹데드’도 처음부터 다 봤다. 한국에서 나온 ‘부산행’, ‘킹덤’ 등도 재밌게 봤다”라며 “그래서 ‘기묘한 가족’에도 흥미가 생겼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참신한 각본에 완전히 매료된 엄지원은 “‘남주’에 걸맞은 패션과 헤어 스타일뿐만 아니라, 말투와 피부 색조, 걸음걸이까지 고려하며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한다.

엄지원은‘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배우다.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부터 제작진과 배우들과 함께하는 ‘협업의 과정’이 너무도 즐겁다고 말하는 그이다. 그래서 그럴까?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즐거운 도전이었다” 며 “영화가 좋은 게 협업의 과정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대화하며 만들어가는 과정이 좋았어요” 라며 그간의 준비 과정을 밝혔다.

“연기라는 것은 감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외형적인 변화도 같이 가는 것이다. 외면이 내면의 변화가 함께 가야 자연스럽지 않나. 그렇게 시너지를 얻는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엄지원이 아닌 ‘남주’ 같은 느낌의 외형이 어떤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그. 약 2달 반의 시간 동안 충청남도 보은에서 머물며 영화 촬영을 진행한 엄지원은 직접 의상을 구입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인상적인 신은 좀비와 마주하며, 꽃무늬 조끼를 입고 ‘대부’처럼 앉아 있는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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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끼를 시장에 가서 직접 샀어요. 재미있겠다 싶어서 그 조끼를 샀는데, 사고 나서 봤더니 정말 많은 할머니들이 입고 있는 것이더라. 특이해서 샀는데, 그게 아니라 굉장히 평범한 것이었다. 하하하. 한 지역에서만 촬영한 게 ‘똥개’ 때 있었고 그 이후 굉장히 오랜만이었어요. 스태프랑 함께 할 시간이 많았고, 의상 및 소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맞춰갈 시간이 꽤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영화만 특별했던 건 아니에요. 전 모든 영화를 했을 때, 의상 같은 경우 적극적으로 제가 구입 해서 의상팀에게 갔다 주기도 하고, 제 옷을 쓰기도 하고, 스태프들과 같이 보러다니기도 해요.”

‘기묘한 가족’은 기존 코미디 장르에 좀비를 접목함으로써 지금까지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좀비의 개념 자체를 모르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불시착한 말귀 알아듣는 좀비 ‘쫑비’의 캐릭터. 여기에 ‘쫑비’를 피하기보다 동네 바보(?) 정도 취급을 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코믹함을 더하며 새로운 재미를 예고한다.

다만 독특한 웃음 코드에 관객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 이에 엄지원은 “좀비가 중요한 소재이긴 하지만 드라마를 끌고 가는 데 있어서는 가족이 더 메인이다”며 핵심을 짚었다.

“가장 좋았던 건 가족들 각자 캐릭터가 특이한데 결국엔 ‘가족’이란 이름 하에 중요한 역할들을 해내요. 가족이란 이름 자체만으로 아웅다웅하지만 떼려야 뗄 수 없는 느낌이 좋았어요. 가족 구성원들과 작업하는 게 그래서 좋아요. 그 안에서 얻어가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코미디란 장르가 되게 어렵다고 생각해요. 너무 웃기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면, 작품 자체가 무너지게 되잖아요. 토크로 갈지 몸으로 갈지 잘 노선을 잡아서 템포감도 고려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어요.”

엄지원의 이번 목표는 명확했다. ‘나도 웃고 싶고 관객분들에게도 웃음을 드리고 싶다’이다. 그는 “인간이 오롯이 노력하지 않고 선물로 받을 수 있는 행복이 있다면 그게 ‘날씨’나 ‘웃음’ 이다”는 소견도 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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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웃기는 것 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인생에 행복감을 얻으려면 많은 노력과 성취를 통해서 이뤄지는데, ‘날씨’와 ‘웃음’처럼 인간이 선물로 받을 수 있는 행복도 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 ‘날씨’라면, 타인으로부터 오롯이 받는 선물은 코미디 장르의 웃음인 것 같아요.”

2003년 ’똥개’ 이후, ’페스티벌’ ’극장전’ ‘소원’ ‘더 폰’ ‘미씽: 사라진 여자’ 등 다양한 컬러를 지닌 작품을 하며 필모그라피를 써 내려가고 있는 배우 엄지원. 그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배우가 되고자 했다. 엄지원은 “필모그라피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그 배우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그 배우를 읽게 되는 거잖아요. ”라며 차분하게 자신과 희노애락을 함께 한 작품들을 돌아봤다.

“저도 배우니까 앞으로 계속 좋은 작품을 해나가고 싶어요. 당연히 ‘흥행’이 함께 해야 해요. 제가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해서는 그러하겠죠. 그런데 제 필모가 세간의 기준과 다른 것 같긴 해요. 여자주인공 2명이 부각 된 ‘미씽’도 그러했어요. ‘그런 류의 작품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신다면, 감히 ‘좋아한다’고 표현 할 수 없어요. 그런 영화들이 너무나 없었잖아요.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노력 해야하는 거죠. 배우로서 좀 더 주체적인 롤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변화되는 과도기겠죠. 이번 ‘기묘한 가족’을 통해 어떤 말보다 기분이 좋았던 것 ‘재영 선배와 케미가 살아있다’ 는 말이었어요. ‘이 사람이 연기하는구나’ 란 생각이 안 들었다는 말이니까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느낀다는 배우 엄지원은 “언젠가는 잘 하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늘 부족함을 느껴요. 이렇게 연기를 오래 했으니 잘 할 때가 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부족함을 더 많이 느끼고 있죠. ‘내 마음과 같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정말 잘 하고 싶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이 만큼인데, 현실의 실력과는 항상 갭이 있잖아요. 언젠가는 잘 하겠죠. ”

한편,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 영화다.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이수경, 정가람 등이 출연한다. 오는 14일 개봉.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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