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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동탄에 아파트 하나가 있습니다. 이름이 좀 깁니다.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입니다. '동탄'에 있는 포스코 '더샵' 브랜드 아파트인데, 호수공원이 앞에 있어서 '레이크'가 붙었고,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가까워 '에듀타운'이 들어갔습니다. 16개동 1천5백 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다음 달이면 입주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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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나온 겁니다. 입주민들이 직접 라돈 측정기를 사서 56세대를 표본 측정했는데요. 주민들의 측정 결과, 아파트 현관의 발 디딤판과 젠다이라고 부르는 욕실 세면대 앞 선반 화강석에서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습니다. 새 집에 입주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 주민들에게는 날벼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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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은 1급 발암물질입니다. 많이 노출되면 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냄새도 안 나고 색깔도 없어 소리 소문 없이 건강을 해치는 방사능 물질입니다. 당연히 최대한 노출을 피해야겠죠. 하지만 다음 달 입주가 시작되면 주민들은 아이들이 라돈이 나오는 현관 대리석에 앉아 신발을 신고, 라돈이 나오는 욕실 선반에서 비누나 칫솔을 집게 될 거라며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결국 포스코에 화강석을 바꿔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포스코는 주민들의 안을 사실상 거부했습니다. 교체해 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겁니다. 현행법상 라돈을 의무적으로 측정해야 하는 신축 건물은 2018년 1월 이후 사업계획을 제출한 곳부터입니다. 동탄더샵레이크에듀타운은 2016년 10월 분양됐습니다. 포스코 말대로 라돈을 측정할 의무가 없습니다. 특히 포스코가 의문을 제기한 건 주민들의 측정 방식입니다. 화강석 바로 위에 측정기기를 놓으면 라돈 수치가 높게 나오니, 라돈이 공기 중에 얼만큼 있는지 정확히 재려면 측정기를 바닥에서 띄워서 재야한다는 겁니다. 공인된 기관에서 라돈을 측정해야 한다고 포스코가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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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반박합니다. 현관의 발디딤판도, 욕실의 선반도 모두 신체가 닿는 곳이기 때문에 지금의 측정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키가 작은 아이들은 라돈이 나오는 화강석을 손으로 만질텐데 아이들의 안전이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포스코가 돈 때문에 교체에 미온적이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교체비용을 한 집에 10만 원만 잡아도, 전체 1천5백 세대에 공사가 들어가면 1억 5천만 원입니다. 현재 포스코가 공사 중이거나 입주 중인 아파트는 전국에 50곳이 넘습니다. 다른 아파트에도 문제의 자재가 쓰였다면 교체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는 겁니다. 포스코는 해당 자재가 다른 아파트에도 쓰였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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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더샵레이크에듀타운'의 분양가는 4억 원입니다. 서울 집값에 비하면 낮지만, 누군가에게는 일가족의 자산을 모두 합친 전재산입니다. 포스코 더샵 홍보영상에는 "고객에 대한 깊은 헤아림으로 고객의 마음을 읽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포스코가 마음을 읽은 고객은 누구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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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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