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건강만 위협할 뿐 슬개골 탈구 예방 도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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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메라니안이 슬개골이 약한 종이라는데, 혹시 발톱 날려보신 분 계신가요? 슬개골에 좋다고 하니 해보려고요.” “푸들 발톱이 너무 자라 숍에 데려가니, 그 숍에 있는 개 발을 보여주며 혈관을 전체적으로 한번 날려줘야 강아지한테 좋다면서 발톱을 날렸어요. 자르는 내내 개가 비명 질렀는데 꼭 이렇게 해야하나요?” “프렌치 불도그 발톱 잘 날리는 병원 좀 추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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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발톱 날리기가 실제 반려견의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까. ‘애피’가 수의사들에게 물었다.
답변을 준 박정윤 올리브동물병원장과 김응철 굿모닝동물병원장 모두 발톱 날리기가 개의 관절 건강에 긍정적인 효력을 전혀 발휘하지 않는 반면 신체적, 심리적 타격만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윤 원장은 특히 “사람보다 통증을 잘 참는 (개의) 습성을 고려하면, 개가 비명을 지를 정도의 통증이면 사람이 손톱이 빠지는 걸 겪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신경이 뻗어 있는 혈관을 발톱과 함께 자르는 것은 고문과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개들은 비명을 지르고 심할 경우 대소변을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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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계정(▶바로 가기)에서 발톱 날리기의 불필요함을 지적하기도 한 김응철 원장은 “혈관을 자르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발톱 염증이 작은 부위에 발생하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 경우도 심하면 절단을 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안쪽에 있는 신경이나 혈관을 타고 들어갈 경우 골염이나 패혈증 등을 유발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발톱 날리기가 슬개골 탈구를 예방한다는 주장은 어떨까.
박 원장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개의 발톱이 지나치게 길어졌을 경우, 발톱이 굽으면서 자라 옆으로 눕고, 옆으로 누운 발톱이 걸을 때 미끄러운 바닥을 먼저 지지하면서 관절을 변형시킬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또한 어떤 측면에서 반려인의 관리 부실로 인한 것”이라며 “발톱이 길면 혈관도 함께 자라면서 계속 긴 형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돼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발톱을 날리는 행위가 해결책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길어진 발톱은 조금씩 길이를 줄여가며 자르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일반적인 수준 가까이 회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심리적인 문제도 따른다. 박 원장은 “실수로 발톱을 짧게 자르기만 해도 개에 따라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인데, 20개에 가까운 모든 발톱을 그런 방식으로 자른다는 것은 반려인과 반려견의 신뢰를 완전히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트라우마가 생긴 개의 경우, 반려인이 발을 건드리기만 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으르렁거릴 수도 있어 발 건강 관리 자체가 잘 안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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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 끝만 짧게 자주 잘라야
그렇다면 반려견 발톱 관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 미국의 반려견전문매체 ‘홀도그저널’은 너무 긴 발톱은 끊임없이 땅에 닿으면서 발가락 관절에 압력을 가해 장기적으로는 앞다리 관절에 기형을 유발하고 발을 평평하고 넓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 매체는 발톱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절대 발톱에 뻗어 있는 혈관을 자르지 말고 끝부분만 자를 것을 강조했다.
또한 발톱 안 분홍색이 비치는 부분에 닿지 않도록 자르고, 검은색이나 진한 색깔의 발톱을 자른 다음엔 자른 단면을 보고 중앙에 검은점이 보이면 자르는 것을 즉시 멈춰야 한다고 설명했다.(참고 영상 ▶박정윤의 삐뽀삐뽀 ‘발톱 자르기’ 편)
발톱깎이 대용으로 꼽히는 그라인더의 사용에는 주의가 따른다고 전했다. 그라인더가 회전하면서 열을 발생시켜 개에게 고통을 줄 수 있으므로 한쪽에서 오래 그라인더를 대고 있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발바닥 털이 그라인더에 휘감겨 사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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