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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27~28일 베트남서 `트럼프·김정은 빅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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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북정상 베트남서 2차회담 ◆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할 미국과 북한 정상 간 '운명의 담판'이 이달 27~28일 이틀간 베트남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밤(현지시간) 신년 국정연설에서 "아직 할 일이 많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다"며 "김 위원장과 나는 2월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담대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역사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만약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벌이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꼭 260일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 도시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앞서 베트남 다낭 개최설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장소 역시 사실상 다낭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른 적대의 역사를 지닌 나라지만 전후 20여 년 뒤인 1995년 국교를 정상화했다. 사회주의 국가이면서도 자본주의를 접목해 빠르게 경제발전의 길로 나아간 모범 사례로도 꼽힌다. 미국은 이 같은 상징성을 고려해 베트남을 낙점한 것이다. 또 싱가포르 때와 달리 이번엔 회담 일정이 '1박2일'로 발표됐다. 양국 정상이 장시간 테이블에 마주 앉아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일정으로 풀이된다.

이제 2차 정상회담까지는 20일이 남았다. 양측이 통 큰 결단으로, 이른바 '빅딜'을 통해 한걸음에 다가설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 날짜를 발표한 이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평양에서 북측과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미·북 양측이 어느 정도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는지 아직 미지수지만 남은 20일 동안에도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최근 동시적·병행적 협상으로 원칙을 조정하되 최종 목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가장 꺼리는 핵프로그램 신고는 후순위 과제로 돌렸다. '입구'는 넓히고 '출구'는 좁혀놓은 셈이다. 종전선언을 포함한 다양한 상응조치 카드도 제시했다.

따라서 북한이 대표적 핵시설인 영변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등 가시적 비핵화 조치에 나서고, 미국이 제시한 단계적 로드맵에 동의할 경우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2차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도 올 상반기 중 진행될 여지가 있다.

반면 북한이 직접적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며 미국 측 상응조치 궤도를 수정하려 들 경우 미국 조야에선 정상회담 무용론이 비등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내 일각에선 핵프로그램 신고를 뒤로 미룬 데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이달 말 미·북정상회담 기간 중에 남·북·미·중 정상이 참석하는 정상회의가 열릴지 주목된다. 4자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것은 종전선언이 추진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북핵 협상이 급진전된다는 것을 뜻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미 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려 있다"고 말해 기대를 갖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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