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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위안부’ 피해 할머니 또 별세…생존 피해자 23명으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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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서 그해 사망한 할머니 8명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꽃을 바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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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모 할머니(94)가 28일 별세했다. 이날 김복동 할머니(93)도 별세해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3명으로 줄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이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1925년 태어난 이 할머니는 17살이던 1942년 직장인 방직공장에서 퇴근하다 군용 트럭에서 내린 군인에게 동료 2명과 함께 납치됐다. 군용 트럭에는 이미 여러 명의 여성이 타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또 다른 트럭을 타고 있던 여성 10여명과 함께 강제로 배에 태워져 일본 시모노세키로 끌려갔다. 이 할머니는 그곳에서 다시 만주로 끌려간 뒤 위안부 피해를 당했다.

1945년 8월15일 해방 이후 갑자기 일본인들이 오지 않아 이 할머니는 해방이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이 할머니 수중엔 돈이 없었고,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도 알지 못했다. 항구로 가면 조선으로 가는 배가 있다는 말을 전해들은 할머니는 동료 위안부 피해 생존자 2명과 함께 조선인 선주에게 사정을 말한 뒤 소금 밀수선을 타고 귀국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해 말부터 갑자기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정의기억연대는 “할머니는 피해 경험으로 얻은 죄책감과 피해의식으로 평생을 괴로워했다”며 “오랫동안 고통을 잊지 못해 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다.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 외롭고 힘든 기억 모두 잊으시고 편안하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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