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채광석 리얼리즘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출간 1주일 만에 2쇄 돌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 뉴스1


(서울=뉴스1) 김수정 기자 = 27년 만에 리얼리즘 시집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로 돌아온 채광석에 대해 평론가들은 호평 일색이다. 이런 찬사의 진실됨을 증명하려는 듯, 채광석의 시집은 출간 1주일 만에 예스24 신간 시집/희곡 분야 1위를 탈환하고 문학 신간 4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실로 화려한 귀환이다.

성공회대 교수직을 맡고 있는 임규찬 문학평론가는 추천사에서 채광석의 시집에 대해 “시로 쓴 자화상이자 오래 삭힌 일기장”이라고 말한다. 이어 채광석에 대해서는 “삶과 역사를 짙게 품은 서정의 이야기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수채화를 닮은 습기의 언어들 속에 마음은 어느새 습자지다”라는 감상을 밝혔다.

1990년 '사상 문예운동'으로 등단하기 전부터 대학가에서 벽보나 팸플릿에 익명으로 발표된 시로 유명했던 청년 시인 채광석은 1995년 민족 문학작가회의 기관지 '내일을 여는 작가'에 13편의 시를 발표한 이후로 절필을 선언했다.

뉴스1

© 뉴스1


왜 촉망받던 민족 문학 작가는 절필을 선언했을까? 이번 출간한 두 번째 시집에 수록된 몇 편의 시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1995 길을 잃고’에서 시인은 “젊은 날의 철학과 사상을 헌 종이상자에 담아/지하 창고 깊숙한 곳에 부려버린 까닭은/절망 속으로 들어간 절망이/끝내 제 길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젊은 날에 처했던 자신의 상황을 묘사한다.

이어 절필의 계기가 더 명확히 드러나는 '1997 절필'에서는 "둘째가 태어났고/때마침 한 출판사로부터/끝내 출간되지 못한/시집 원고도 되돌아왔다/이유가 두 가지나 늘었다/돈을 벌기로”라는 말을 통해 시인이 자신의 이상 실현을 포기하고 가족부양과 생계유지라는 현실을 택했음을 고백한다.

이 같은 절필 이후, 27년 만에 출간된 그의 두 번째 시집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에서는 30대와 40대를 지나 50대에 들어설 때까지 시인 자신의 삶을 서정적인 현실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지난 27년간 삶의 이력이 녹아있는 시들은 마치 누군가의 일기장을 훔쳐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는 “386세대 문학인으로서의 특별한 경험을 특권화하지 않았을 때 그것을 되돌아보는 태도와 시각의 깊이, 넓이에 의해서 문학 다운 가치를 부여받게 된다”라고 말한다.

이어 채광석의 시집에 대해 “내가 걸어온 모든 것을 상처와 고통과 죄책감과 새롭게 일어나는 꿈까지도 함께 나누어 갖도록 한다. 이 새로운 시적 자서전이 우리들로 하여금 가슴 깊이 도사린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타인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자각으로 이끌어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채광석은 현재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nohsm@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