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보더' 피하는 데 총력…"아일랜드·영국 모두 혼란 올 것" 경고
'노 보더(국경), 노 브렉시트' |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아일랜드 정부가 아무런 협정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에 대비해 세관원 400명 증원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일랜드 세무당국의 비공개 문서를 인용해 브렉시트가 예정된 3월 말까지 400명의 세관원을 신규 배치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신규 채용과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에 속하는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으로 남는 아일랜드 국경에서 이른바 '하드 보더(Hard Border)', 즉 국경 통과 시 통행 및 통관절차가 엄격히 제한되는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발생할 문제에 대비한 것이다.
1993년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에 협약을 맺은 후 사라진 영국과의 관세 장벽이 부활하면 지난 2017년 160만건에 그친 아일랜드 통관 신고가 2천만건까지 늘어나는 등 큰 혼란과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노딜 브렉시트가 7만여 자국 기업에 비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아일랜드 정부가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니알 코디 아일랜드 국세청장이 곧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그러나 북아일랜드 국경지역에 세관을 설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드 보더를 피하는 것이 아일랜드 정부의 최우선 목표이며 노딜 브렉시트 시에도 문제 해결을 위해 EU 회원국, 집행위원회와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총리를 지낸 아일랜드 노동당 의원 존 버튼은 "만일 작은 나라인 아일랜드가 2천만건의 통관 신고를 처리해야 한다면, 영국이 프랑스·독일 등 EU 27개국과 각각 처리해야 할 사항은 얼마나 많겠는가"라며 노딜 브렉시트 시에는 영국 역시 대혼란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영국과 EU는 양측이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에 합의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강경파는 안전장치가 일단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래픽] 향후 브렉시트 협의 시나리오 |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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