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자녀 함께 다니는 중고교 9곳 문제점 적발···'제2 숙명여고' 우려

서울시교육청, 79개교 특별점검

자녀 수행평가 담당하고 시험문제 결재·검토하기도

서울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사건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교사와 자녀·친인척이 같이 다니는 학교 79개교를 특별점검한 결과 9개교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

시 교육청은 작년 10월 한 달간 중학교 24개교와 고등학교 55개교를 대상으로 ‘교원·자녀 동일교 재학학교 특별점검’을 실시해, 그 결과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16일 제출했다. 점검결과에 따르면 숙명여고 사건과 같은 시험문제·정답 유출 의혹은 없었으나, 교사가 자녀의 수행평가를 담당하는 등 문제가 적발됐다.

A고는 2017학년도에 한 교사가 자녀가 속한 반의 수행평가를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자녀의 수행평가 과목 내신성적은 모의고사나 다른 과목보다 좋았다. 특성화고인 B고에서는 교무부장인 교사가 자녀가 속한 학년의 시험문제 원안을 전부 또는 일부 결재·검토했다. 교사의 자녀는 수학 성적이 다른 과목보다 좋았는데 교사 측은 “중학교 때 영재교육을 받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교육청은 교사가 자녀·친인척이 속한 학년을 가르치거나 시험문제·정답을 결재·검토하는 보직을 맡은 9개교에 대해 감사절차에 착수했다.

한편, 지난해 숙명여고에서는 교무부장 보직이었던 교사가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정답을 미리 알려줬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일로 고교내신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이에 교육 당국은 교사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시행하고 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