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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수출, 韓 경제 버팀목?…미중 무역분쟁에 새우등 터졌네 [김현주의 일상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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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이 수출이라는 것에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만큼 수출은 국가 경제를 좌우할 중요 포지션이란 뜻인데요.

이런 수출이 새해부터 감소세를 보이며 불안한 첫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가 눈에 띕니다. 반도체는 수출이 전년 동기보다 27% 줄었는데요. 대중 수출은 15% 감소했습니다.

정부도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중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물론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사안입니다.

단일품목으로는 수출량이 가장 많은 반도체는 초호황장세가 이미 끝났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 중입니다. 분쟁으로 중국 경기가 안 좋아지면 우리의 대중 수출이 상당한 타격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중 수출은 지난해 11월, 12월에도 감소세를 보였는데요.

이제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입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반도체 수출 감소는 지난 2년 동안 지속한 초호황에 뒤따르는 일시적 조정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반도체는 재고가 소진되고 5G, 인공지능 등 반도체가 많이 들어가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수출 경쟁력이 약해진 결과라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며 발 빠른 단기적 대응과 시야를 넓게 가진 장기 수출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장기적으로 수출과 내수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보다 더 균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하고 있습니다.

세계일보

우리나라 수출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대중 수출이 주춤하면서 올해 수출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반도체는 지난 2년간의 호황기를 마치고 조정기에 접어들었으며,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대중 수출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는데요.

새해 시작부터 불안한 조짐에 올해 수출경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회복론을 점치고 있는데요. 올해 수출이 상반기 부진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점차 회복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경우 다시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급 과잉, 가격 하락 추세 장기화 우려 '高高'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29.4%나 증가한 반도체는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며 연간 6000억달러 수출 기록을 견인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2016년 11월부터 작년 11월까지 2년동안 매월 두 자릿수 성장했는데요.

그러다 지난해 12월에는 -8.3%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 9월 -2.6% 이후 27개월 만입니다.

그동안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가능하게 했던 공급 부족이 해소되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눈에 띄게 둔화한 모습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달 1∼10일 반도체 수출은 27.2% 감소하며 수출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은 반도체 감소 영향으로 7.5% 줄었는데요.

전문가들은 반도체 수출 감소가 2년간의 초호황기에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말합니다.

반도체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기업체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약화한 게 아닌 만큼,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작년 총수출 6054억7000만달러 가운데 26.8%인 1622억4000만달러를 빨아들인 최대 수출 종착지입니다.

대중 수출은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로 전년 대비 9.2% 감소를 기록했지만, 이후 상승세로 전환하며 작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요.

그러나 작년 11월 -2.7%로 감소했고, 12월에는 -13.9%를 기록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일보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약 80%는 중국 기업이 수출용 완제품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중간재입니다. 그렇다보니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중간재 수출도 감소합니다.

무역분쟁으로 미중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자연스럽게 한국산 제품 수입도 감소하는데요.

국제유가 하락세도 수출에 부정적인 상황입니다. 수출 3, 4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은 유가에 따라 가격이 움직여 유가가 하락하면 가격이 같이 내려가곤 합니다.

두바이유는 작년 연평균 배럴당 69.7달러를 유지했지만, 연말부터 가파르게 하락해 작년 12월 월평균 배럴당 57.3달러로 떨어졌습니다.

◆무역분쟁으로 미중 경제성장 둔화…한국산 제품 수입↓

생산, 소비,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그나마 선방했던 수출마저 위축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경제동향 12월호와 비교하면 경제와 내수 부진은 그대로이고, 수출은 '증가세 완만'에서 '위축'으로 문구가 변경됐는데요. 경기는 '점진적 둔화'에서 '둔화 추세 지속'으로 바뀌어 경기 하강세가 뚜렷한 모습입니다.

소비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 증가폭이 모두 축소됐습니다.

11월 소매판매액은 9~10월 평균(2.8%)보다 낮은 1.0% 증가하는데 그쳐 증가세가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는데요. 특히 내구재는 통신기기, 컴퓨터(-13.2%)가 급감하며 9~10월 평균(1.0%)보다 낮은 0.2% 증가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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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생산도 9~10월 평균(2.0%)에 비해 하락한 1.0%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6.0)에 이어 기준치(100)를 하회한 97.2를 보였는데요.

투자의 경우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15.5%)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10.0%로 줄었습니다. 전월(9.4%) 반짝 증가에서 한달 만에 감소로 전환한 것입니다. 기계류 감소와 12월 자본재 수입액 감소세 확대 등으로 설비투자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KDI는 "소매판매액의 증가폭이 축소되고 투자 감소폭은 확대되는 등 내수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며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했고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여건이 점차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출 상반기 '암울'…하반기 회복될까?

한편 설상가상으로 고용 지표마저 암울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107만 3000명으로, 2000년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특히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는 15만4000명으로, 2000년 이후 역대 최다였습니다.

일자리 자체를 포기한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지난해 구직 단념자는 전년보다 4만3000명 늘어난 52만4000명으로, 201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습니다.

상당수 소상공인들은 빚으로 하루 하루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도·소매업 대출 잔액이 1년 전보다 9.7% 늘어,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는데요. 음식·숙박업도 10.5% 증가했습니다.

취약계층 소득을 늘려준다는 문재인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되레 소시민의 소득을 줄이고, 자영업자 빚을 늘리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반기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공급 과잉, 가격 하락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청년실업난, 최저임금 급등, 가계부채 이슈도 여전한 상황이어서 새해 벽두부터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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