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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보증금 떼일라 걱정"…작년 전세금반환보증 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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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입 8.9만건·보증액 19조…최근 급증세

"올해 수도권 입주 물량 늘어 전세도 약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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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모습.(뉴스1 자료사진)©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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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사는 30대 A씨. 그는 5월 전세 만료를 앞두고 자칫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까 걱정이다. 사는 아파트는 물론 지역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A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라도 가입했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전셋값이 연일 떨어지면서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이용자가 지난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은 총 8만9350건, 보증금액은 19조364억원이다. 1년 전보다 모두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2017년 전세금반환보증은 가입 4만3918건, 보증금액 9조4931억원이다.

전세금반환보증은 가입자인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HUG가 임대인 대신 이를 돌려주는 보험상품으로 2013년부터 시행했다. 실적은 매년 증가세다. 첫해인 2013년 451건(보증금액 765억원)에 그쳤으나 2015년 3941건(7220억원), 2016년 2만4460가구(5조1716억원)로 빠르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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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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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증 실적이 급증한 것은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경남 창원·거제 등 경상과 충정 일부 지역은 전셋값이 2년 전보다 오히려 하락한 역전세난이 발생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전세 시장은 1.8% 하락했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최근 11주째 하락세고, 전체 서울 주택 전셋값도 지난달 0.13% 내렸다. 월간 기준으로 서울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0.14%) 이후 처음이다.

서울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입주 물량 때문이다. 1만여가구 규모의 송파 헬리오시티가 지난해 연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올해 서울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4만3000여가구가 집들이를 할 예정인데, 이중 절반인 2만2000여가구가 강남4구에 몰려 있다. 감정원은 올해 수도권 전셋값이 마이너스(-) 0.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서울 전셋값은 상당 기간 하락할 것"이라며 "역전세난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역전세난과 함께 깡통전세 피해도 증가세다. 깡통전세는 경매로 넘어간 집의 낙찰금액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깡통전세에 따른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지난해 1~11월 316건으로 2017년 전체(33건)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HUG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집주인의 동의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전세 시장 하락으로 (전세금반환보증) 가입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며 "올해도 전셋값 하락을 예상해 (가입 건수)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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