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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인터뷰] 김영익 교수 "올해 美증시 하락폭 가장 클 것...2020년 상반기까지 안전자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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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많이 하락할 것"이라며 "증시 하락국면에서 ETF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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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쇼크에 대비하라."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우리 증시가 크게 하락한 이유로 중국의 부진을 꼽았다. 한국과 중국증시의 상관계수가 0.90에 달하는 등 거의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중국보다 미국증시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초부터 미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쇼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최고의 증권 전문가로 꼽힌다. 수십년 동안 증권업계에 몸담았고,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하는 동안 5년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 美영향 클 듯
김 교수는 13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지난해 중국 주가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국내 증시가 올해는 미국의 영향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많이 빠지면서 우리 증시도 17% 이상 하락했지만 올해는 미국과의 상관계수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지난해 중국의 주가가 제일 많이 빠지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우리 증시도 많이 하락했다”며 “올해는 15~20% 수준의 하락은 없겠지만 지난해 2월 2400포인트를 고점으로 2020년 상반기까지 하락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기별로는 올해 3·4분기 일시적 반등을 점쳤다. 미국 통화정책의 완화 효과가 그즈음 발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말 증권사들이 전망한 ‘상저하고’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미국의 경기 둔화 속도다. "미국증시의 하락 폭이 올해 가장 클 것"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진단이다. 미국의 대표적 경제지표인 산업생산, 소매판매, 비농업부문 등을 보면 지난해 9월까지 주가(S&P500)가 26% 정도 경기를 선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한 것이 주가 상승에 기여했다.

김 교수는 “지난 1969년 이후 주가와 경기순환 관계를 보면 고점이 경기 정점에 동행했거나 2~11개월 선행했고, 경기가 정점을 기록한 후에는 주가가 평균 11개월에 걸쳐 23%나 떨어졌다”며 “최근 사례를 보면 2007년 1월 정점을 치고 수축국면에 들어선 미국 주가는 17개월 동안 49%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경계했다. 이어 “미국 경기가 나빠지면 전 세계가 나빠진다”며 “국내 증시는 지난해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하방리스크가 크진 않겠지만 주식형펀드가 정체되는 등 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TF 등 다양한 투자전략 세워야
국내외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경기 확장 국면에서는 뒤따라 전망치를 올리고, 수축국면에서는 실제 수치를 보고 전망치를 낮춰가는 성향이 있다”며 “지난해 3·4분기부터 이런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경기가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부터 중국, 일본, 유로존 순서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경기지표의 악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2월 소비자기대지수는 전문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올해 소비 중심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경제성장률도 녹록치 않다. 지난 11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기업이 생산을 줄이는데도 재고는 더 늘어났다. 현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해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최근 감소폭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김 교수는 “2016년부터 3년간 우리나라는 중국보다 미국과 상관관계가 높았기 때문에 미국증시의 하락은 불안요소”라며 "글로벌 조정 국면에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정지수에 연동돼 움직이는 다양한 ETF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해외 시장에 상장돼 있는 유망한 ETF도 기회 요인이다. 김 교수는 최근 한국거래소 측에 "올해 ETF 교육을 많이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배당투자도 강조했다. 우리나라처럼 배당성향이 낮은 나라는 드물다는 것이 김 교수의 생각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3년간 해마다 배당금을 9조6000억원 주기로 했는데 예상되는 순이익을 가정하면 배당성향은 15~18%로 여전히 낮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해 말 수준(3만8700원)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배당수익률이 3% 이상이면 은행 저축성예금 이자보다 높다"며 "올 한해는 글로벌 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에 돈을 맡겼다가 다음 상승국면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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