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달라는 입장에 “기저효과 ‘덫’ 빠져선 안 돼” 비판도
“기업투자에 고용 달려…다시 원칙으로”
[사진=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용참사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되자 경제 전문가들은 쓴소리를 쏟아냈다. 다시 한번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가 증명됐다며, 산업 경쟁력을 회복시키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투입된 일자리 예산만 54조원으로 100만명에게 연봉 5400만원씩 줄 수 있는 규모였다”며 “그럼에도 고용 수준이 유지되기는커녕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정부 주도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희망은 허구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기업을 압박해 나타난 투자 부진이 가져온 참사”라며 “구조개혁, 경기부양에는 손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자리는 정부 주도로 만드는 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불황을 만난 소득주도성장책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성장 동력이 떨어진 우리 경제는 이미 고용창출능력을 잃었다”며 “성장 약화 흐름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급격한 분배책이 고용참사 현상을 유발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부터 이른바 ‘J노믹스’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통계 착시’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신규 취업자 수가 지난해보다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는 지난해 부진했던 고용 지표가 반영된 기저효과일 뿐 현 상태로 근본적인 상황이 나아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내우외환 상황을 맞은 제2기 경제팀은 산업 회복을 이끌어 낼 근본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조금을 통한 단기 일자리 창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대기업은 배재시키고 중견ㆍ중소기업을 통해 경기 부흥을 이끌어내려고 한 것은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낙수효과가 적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정거래를 통해 상생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면 될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자리 수요에 영향을 주는 산업 경쟁력, 규제혁신만이 ‘대기업-중견ㆍ중소기업-자영업자’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살릴 수 있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필상 교수도 “산업이 경쟁력을 잃고, 자동차ㆍ조선에 이제는 반도체까지 타격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에 대한 산업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한다는 요청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존의 확대 재정정책은 경기 경착륙을 막는 데 활용돼야 하고, 이제는 기업투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기업 목소리를 듣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