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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은 남의 일…시급 4000원 푼돈마저 아쉬운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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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라도 안 하면 70살에 살 길 막막…최저임금 안 줘도 감지덕지”

-일하는 노인 10명 중 3명 시대지만…노인 근로자는 ‘잉여 인력’ 취급

헤럴드경제

[사진=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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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62살부터 청소일했는데, 65살 먹으니까 시급 깎자더라고. 내가 아직 팔팔한데…”.

2019년 최저임금은 지난해 대비 10.9% 오른 8350원이다. 그러나 노인 일자리 시장은 여전히 최저임금 사각지대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이 여전히 일하는 ‘현역 노인’이지만, 주 6일을 일해도 월 100만원을 못 버는 사례도 다반사다.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통해 지하철택배업체에 취직했던 김모(70) 씨는 주 6일동안 하루 9시간 넘게 일하고도 월 100만원도 손에 쥐지 못했다. 그가 매달 받은 임금을 근로시간으로 나눠보면 시간당 4000원대다. 근무시간도 54시간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시대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김 씨는 최저임금의 반토막 수준을 받으면서도 1년 넘게 근무했다. 그는 “요즘 세상에 일 안 하면 사람 취급을 받겠냐”며 “일을 하는데도 사람 한 명분의 취급은 못 받으니까 서럽긴 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김 씨만의 일은 아니다. 한 노인 일자리 구직사이트에 올라온 청소노동자를 모집공고글 중에는 시급 6000원대가 수두룩하다. 이마저도 65세 이상 노인들에겐 하늘의 별따기다.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은 ”일해야 산다“며 스스로 몸값을 낮추거나 시급을 동결하기도 한다.

아파트 상가 건물에서 화장실 청소일을 하는 정모(66) 씨는 처음 일을 시작한 2015년에는 당시 최저임금인 5580원을 받았다. 2018년엔 6000원을 받았다.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최저임금보다는 2350원이 적은 액수다. 시급은 해마다 100원, 200원씩 찔끔찔끔 올랐지만 올해는 아예 동결됐다. 고용주는 그때마다 “나이드셔서 힘 달리시지만 자르지 않고 일 드리는 것”이라며 오히려 생색을 냈다.

고된 육체노동이 필요한 업무에 최저임금마저 보장되지 않지만 정 씨는 ”이런 일자리도 없어서 집에만 있는 사람이 태반인데 일 시켜주는 것도 감지덕지”라고 말한다. 누구라도 신고했다간 비슷한 처지 노인들의 일자리마저 사라질까 엄두도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저임금이 보장되지 못하는 것은 공공영역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정부가 마련한 노인일자리 사업에서조차 노인들의 최저임금은 보장되지 않는다. 지난해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들마저 지난해 최저임금(7530원)보다 적은 임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이 아닌 사설업체에서 근로하는 ‘시장형’ 일자리의 경우, 노인 5명 중 1명꼴(22.3%)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노인들이 적은 돈을 받고서라도 일하는 이유는 노후 생계 유지가 막막해서다. 통계청의 ‘2018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65살 이상 고용률은 30.6%에 달한다. 연령대 구간별로 60~64살이 60.6%, 65~69살이 45.5%, 70~74살이 33.1%로 조사돼 70대 근로자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하고자 하는 이유로 ‘생활비 보탬’(59%)을 가장 많이 꼽았다. 55~79살 고령층 가운데 2017년도 1년 동안 연금을 수령한 비율은 44.6%로 집계돼 전체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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