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품격을 찾아서·밥을 짓다 사람을 만나다
1949년 태어난 저자는 독일 최고의 역사 스토리텔러로 알려졌다. 그동안 낸 역사 관련서만도 100여 권에 이른다.
이번 저서는 최초 인간부터 유럽 통합으로 가는 길의 갈등과 해법, 새로운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 세계 공통 이슈인 환경 문제까지 폭넓게 다뤘다. '최초의 인간', '십자군 원정', '르네상스', '산업 혁명', '중동 분쟁', '기후 변화' 등 세계사 흐름의 전환점과 분기점이 된 56가지 주제를 통해 세계사 맥을 쉽고 재미있게 잡아준다.
예를 들어 '세계 최초의 기적'편을 봐보자. 오늘날 쓰는 달력은 고대 이집트 시대에 나일강에서 유래했다. 생존에 절대적으로 중요했던 나일강은 여름마다 범람하며 땅을 비옥하게 했다. 이에 사람들은 나일강을 두려워하면서도 감사했다. 그리고 삶을 좌지우지하는 신으로 여겼다.
주의 깊게 관찰해보니 나일강 범람의 평균 주기는 365일이었다. 이에 이집트인들은 일 년을 365일로 정하고 이를 다시 열두 개 달로 나눴다. 기원전 3천 년 전의 이집트인들이 오늘날까지 큰 변화 없이 전 세계가 사용하는 달력을 창조해낸 것이다.
이화북스 펴냄. 352쪽. 1만3천800원.
▲ 잃어버린 품격을 찾아서 = 김윤자 지음.
소설가 박경리의 대표작 '토지'가 이 세상에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지 올해로 반세기를 맞는다. 1969년 연재가 시작된 이 대하소설은 1994년까지 장장 26년에 걸쳐 집필되며 한국 근현대사에서 다양한 계층의 인간들이 맞부딪혔던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심도 있게 그려냈다.
경제학자인 저자는 바로 이 '토지'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잃고 있는 게 무엇인지, 그 잃어버린 것을 찾아 인간의 존엄을 되살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다. 인간이 지닌 존엄과 품격, 생명사상의 이야기를 두루 품은 작품이 바로 '토지'여서다.
제1부 '빈자의 품격, 부자의 품격'은 빈자와 부자 모두를 위한 복지는 그들의 품격을 위해서도, 나라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시혜'가 아닌 고효율의 '사회적 투자'임을 강조한다. 이어 2부 '시장의 에너지와 시민의 품격'에서는 근대적 진보의 동력이었던 시장 에너지를 '토지'가 묘사한 장터 풍경에 대비해 서술하고, 3부 '갈등의 품격'에서는 너나없이 불완전한 인간 세상에서 위기와 갈등을 풀어가는 기본 자세 등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4부는 남녀 간, 부모 자식 간 성과 사랑, 연민을 토대로 식민 지배와 동족 상잔, 개발 독재에서 단절돼온 우리의 태생적 품격을 다룬다.
생각의힘 펴냄. 232쪽. 1만5천원.
▲ 밥을 짓다 사람을 만나다 = 고은정 지음.
"나에게 밥은 인생이고 우주다. 밥을 통해 어머니를 만났고, 내 입에 밥을 넣어주는 어른들을 만나 그들의 밥으로 내가 자랐다. 이제 나는 누군가에게 밥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되었다."
저자는 지리산 뱀사골 근처에 있는 '맛있는 부엌'에서 제철음식학교, 시의적절 약선학교, 우리 장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치를 쉽게 담그는 방법, 뚝딱 장을 담그는 방법 등을 세상과 함께 나눈다.
이번 저서는 계절별 제철 식재료에 맞는 밥 요리와 그에 얽인 이야기를 담았다. 가을의 흰쌀밥·구기자호두밥, 겨울의 콩나물해장밥·시래기밥, 봄의 두릅밥·죽순밥, 여름의 치자밥·삼계밥 등 반찬 없어도 충분한 스무 가지의 밥으로 온기와 정성이 담긴 스무 가지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서출판한살림 펴냄/ 264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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