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아산병원 의료진들이 18일 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을 치료하기 위해 응급실 고압산소치료센터 옮기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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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희생자인 안모(19)군의 어머니는 이날 오후 8시40분 고려병원에 도착했다. 안군의 어머니는 편찮으셔서 평소 거동이 불편한데 아픈 몸을 휠체어에 의지해 온 것이다. 오는 동안 울었는지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녀도 영안실에 들어서며 “아~ 나 어떡해~”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안군 부모의 지인은 “성무가 평소 봉사도 많이 하고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며 “서울 소재 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수시에 합격한 것으로 들었는데 착한 아이가 봉변을 당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 가족들이 18일 강릉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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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소식을 전해 들은 서울에 사는 다른 8명 학생의 학부모도 김군 어머니와 비슷한 마음으로 “제발 살아 있기를…”이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강릉으로 달려왔다. 지난달 수능 시험을 마친 이들은 대부분 수시에 합격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동안 힘들었던 고교 생활의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풀라고 보내준 여행 같은 체험학습이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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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쯤 강릉시 사천면 아산병원에서 만난 도모(19)군의 아버지는 “시험 끝나고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스트레스 풀겠다고 해서 보내준 것”이라며 “멀리 가는 거라 사고 조심 하라고 (그렇게 당부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들이 살아 있다고 하는데 아직 얼굴을 보지 못했다.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 아산병원 의료진들이 18일 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을 고압산소치료를 마친 뒤 회복실로 옮기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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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17일 오후 3시30분에 펜션에 들어왔다. 하루 뒤인 18일 오후 1시12분쯤 펜션 주인이 10명의 학생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주민 원태연(63)씨는 “119 구급대원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데 코하고 입에서 검은색이나 흰색 거품이 나왔고 대부분 팔과 다리가 처져 있었다”며 “자식들 다 키워서 수능까지 끝났을 것데 기가 막힌다”고 안타까워했다.
강릉 아산병원 의료진들이 18일 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을 고압산소치료를 마친 뒤 회복실로 옮기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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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수능시험을 마친 뒤 진행된 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했지만 동행 교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성고 관계자는 “개인 체험학습이기 때문에 학교는 승인만 해준다”며 “매우 가슴 아픈 일이 벌어졌고 학교도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체험학습을 허가한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학생 신청→학부모 동의→학교 승인’의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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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소식이 전해진 서울 은평구 소재의 대성고도 큰 슬픔에 잠겼다. 이날 오후 대성고 정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대성고 관계자는 “1·2학년은 오늘이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어서 오전에 시험을 치르고 모두 하교했다”며 “교장·교감 등 교사들도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 학교에는 당직교사 등 몇 명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지난 17일(월요일)부터 체험학습 일정이 시작돼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있다.
강릉 아산병원 의료진들이 18일 밤 펜션에 투숙했다 의식을 잃은 학생들을 고압산소치료를 마친 뒤 회복실로 옮기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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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박진호·최종권·이태윤 기자, 위성욱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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