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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뮤지컬 아이돌 직접 키우겠다"…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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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팝시컬' 장르에 새로 도전하는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2001년 회사 설립 이후 줄곧 도전의 역사를 써온 그는 뮤지컬 '타이타닉'의 브로드웨이 공연도 추진 중이다. 그는 "타이타닉은 여전히 항해 중"이라며 '타이타닉' 무대 미니어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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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등을 흥행시킨 뮤지컬 제작자 신춘수(50) 오디컴퍼니 대표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뮤지컬과 K팝을 결합시킨 새로운 장르 ‘팝시컬(POPSICAL)’이 그의 새로운 목표다. 내년 4월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그리스’를 첫번째 팝시컬 작품으로 계획하고 캐스팅을 마쳤다. 18일 서울 삼성동 오디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그리스’의 극 중 두 그룹, ‘티버드’(5명)와 ‘핑크레이디’(5명)의 멤버 역을 맡는 열 명의 배우를 가수로 데뷔시킬 것”이라며 “잘 나가는 아이돌 스타를 뮤지컬 무대에 세워 관객 유입 효과를 노리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면, 이제 스스로 스타시스템을 만들어 장르의 확장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Q : ‘팝시컬’은 세계 공연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개념이다. 왜 시도하게 됐나.



A : “클래식인 오페라를 대중화하기 위해 만든 장르가 뮤지컬이라면, 뮤지컬을 좀 더 대중과 가깝게 하려고 만든 것이 팝시컬이다. K팝 가수처럼 뮤지컬 배우도 신인 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기획해서 대중에게 선을 보일 계획이다. 뮤지컬 배우가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극장을 찾아오지 않겠나.”


신 대표는 팝시컬 제작을 위해 올해초 새로운 법인 오디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비스트ㆍ포미닛ㆍ비투비ㆍ펜타곤 등 정상급 K팝 스타를 발굴한 노현태 전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음반사업본부 대표로 영입했다. 첫 번째 아티스트인 보이그룹 ‘티버드’는 ‘그리스’ 공연 전인 내년 2월 첫번째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들어간다. 4월부터는 뮤지컬 ‘그리스’ 배우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신 대표는 “‘티버드’의 첫 앨범에는 일반적인 대중가요와 함께 ‘그리스’의 넘버를 새롭게 편곡한 곡과 미발표 창작 뮤지컬의 넘버도 포함된다”고 귀띔했다.



Q : 오디엔터테인먼트의 임원진 명단이 화려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미스사이공’의 한국 프로듀서를 맡았던 정지원 KCMI 대표가 대표이사에, MBC 드라마국 국장과 SBS 플러스 대표이사를 지낸 박종 본부장이 드라마사업본부 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어떤 사업을 펼칠 계획인가.



A : “오래 전부터 디즈니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영화도 만들고 뮤지컬도 만들고 애니메이션도 만드는 콘텐트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 뮤지컬 공연을 기반으로 얻은 노하우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뮤지컬 영화, 뮤지컬 드라마,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계약을 하고 있다. 또 뮤지컬 ‘쓰릴미’의 영화 판권은 이미 확보해둔 상태다.”




Q : 올겨울 우리 뮤지컬계가 모처럼 활황이다. 오디컴퍼니에서 제작한 ‘지킬 앤 하이드’를 비롯해 ‘라이온킹’ ‘마틸다’ 등에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뮤지컬 시장이 정체기를 벗어난 걸까.



A : “사실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지난해보다 올해 매출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버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시장이 각광을 받다보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진입을 해서 작품을 양산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시장이 확장됐지만 수익률은 현저히 떨어졌다. 국내 시장만 겨냥한 뮤지컬을 제작해서는 한계가 있다. 뮤지컬도 K팝처럼 아시아ㆍ유럽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 콘텐트 비즈니스 차원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신 대표는 우리나라 공연계에서 ‘돈키호테’로 불리는 인물이다. 2001년 ‘오픈 더 도어(Open the Door)’라는 뜻의 오디(OD)컴퍼니를 설립한 뒤 쉼 없는 도전의 역사를 썼다. 그는 “돈을 보고 시작한 일은 없다. 도전하는 일마다 명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창작 뮤지컬 ‘할러 이프 야 히어 미’(2014년)와 ‘닥터 지바고’(2015년)를 들고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며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흥행 실패로 조기 폐막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신 대표의 꿈은 꺾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 ‘타이타닉’으로 세 번째 브로드웨이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Q : ‘타이타닉’ 의 브로드웨이 공연은 얼마만큼 진행 중인가.



A : “이달초 배우 캐스팅을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주연으로 활동하는 배우들까지 오디션에 참여하는 등 반응이 좋았다. 미국에 머무는 동안 브로드웨이의 한 극장으로부터 공연 제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런’이 보장되지 않고 6개월 뒤에 막을 내려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갈등 끝에 포기했다. 좀더 완벽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준비는 다 됐다. 2019년이나 2020년에는 공연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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