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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편의점 직원 때리지 마세요"…연말 주취 폭행 방지 나선 유통街(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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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CU편의점이 운영하는 '안전 가드 시스템'이 작동해 안전바가 카운터로 내려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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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충남 논산에 있는 편의점에서 부모님 대신 가게를 지키던 A씨는 지난 8일 새벽 4시쯤 16세 중학생인 B군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B군은 10여분쯤 A씨를 폭행한 이후 다시 2차 폭행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치아와 코가 부러지는 등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었다. B군은 술에 취한 채 숙취해소제를 사러 왔다가 행패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한밤중에 편의점에 들이닥친 C씨는 큰소리로 행패를 부리며 손님들을 가로막았다. 이후 C씨는 출동한 경찰을 폭행해 10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편의점에서 직원과 손님에게 행패를 부리거나 폭행을 하는 등의 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 폭행이 더욱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다. 편의점 업계는 '안전 가드' 운영과 '보험금 지급'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사고를 막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18일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범죄 건수는 2015년 1만1047건을 기점으로 2016년과 2017년 1만780건을 기록하는 등 대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편의점 내 폭행 사건은 2015년 932건, 2016년 1052건, 2017년 1066건 등 꾸준히 증가세다.

편의점 업계는 폭력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별로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CU의 경우 초기 신속한 대응과 함께 사전에 폭력 사건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업계 최초로 결제단말기(POS)에 '긴급 신고' 기능을 추가해 1만3000여개 점포에 적용 중이다. 또 긴급 상황 발생 시 신고 버튼을 누르면 112와 CU 고객센터, 가맹점주, 담당 임직원에게 신고 내용이 함께 전송된다.

경찰청과 '편의점 기반의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안심 카운터'와 '안전 가드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CU 관계자는 "안심 카운터는 기존 카운터보다 높이와 폭을 넓혀 매장 근무자가 안전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안전 가드 시스템은 비상시 안전 바가 내려와 카운터 전면이 차단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GS25에서도 편의점 근무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보험 제도를 마련했다. GS25 관계자는 "폭행 사건의 경우 '무대응'이 원칙"이라며 "폭행 사건을 직원이 제압하려는 경우 쌍방 폭행으로 오히려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있고, 무엇보다 고객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과 함께 자리를 피하라고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GS25는 다양한 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범죄로 인한 상품 및 현금 도난 등 편의점의 피해는 본사에서 보험료를 전적으로 부담하는 보험에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다. 구축물이나 집기 등의 경우는 본사가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파손돼도 점주의 피해는 없다.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대응책도 마련되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력 사건 등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메뉴얼이 있고 교육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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