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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금리 들먹이자 또…美 증시 2% 급락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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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금리인상 + 미중 무역협상 + 경기침체 우려 등 복합적 작용
트럼프·백악관, Fed 금리인상 비난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또 급락했다. 이번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돌입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2.11%(507.53포인트) 하락한 2만3592.98로 장을 마감했고,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8%(54.01포인트) 내린 2545.94로 거래를 마쳤다. Fed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4% 이상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7%(156.93포인트) 하락한 6753.73으로 장을 마쳤다. 소형주들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 역시 지난 8월31일 최고치에서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으로 돌입했고,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VIX 지수는 23.79를 기록하며 이달 10일보다 더 올랐다.

더블라인 캐피탈의 제프리 CEO는 "올해 초반 하락세를 보였던 것보다 S&P 500 지수가 더 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지금 상황이 베어마켓에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증시 급락을 이유로 Fed의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월가에서 '채권왕'으로 불리는 군드라흐 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현 뉴욕증시는) 약세장으로 보인다. 내가 보기에 시장은 첫번째 하락세를 지나왔으며, 대개 두번째 하락세는 첫번째보다 더욱 고통스럽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주 FOMC에서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Fed의 금리인상 정책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달러가 매우 강세이고, 실질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없고, 우리 주변의 바깥세계는 폭발하고 있고, 파리(프랑스)는 불타고 있고, 중국은 내리막길에 들어선 상황에서 "Fed가 또 한 차례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믿기지 않는다"면서 금리인상 중단을 압박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기준금리 인상에 사실상 반대하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나바로 국장은 CN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다(zero inflation)"면서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는 유일한 논거는 그들이 어떻게든 백악관으로부터 독립을 행사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가 아닌데 Fed가 백악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려 한다는 취지의 언급으로 풀이된다. 나바로 국장은 또 "Fed가 해야 할 것은, 그들이 하겠다고 얘기해온 것을 하는 것이고, 그것은 데이터(지표)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진한 경제지표와 미중간 무역협상 우려도 부정적인 재료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가 공개한 12월 건설업계 경기 신뢰가 56을 기록해 2015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역시 12월 12.4포인트 급락하며 10.9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21에 크게 미달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무역 협상과 Fed 회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내외 경기 사이클이 꺾였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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