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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北 억류 1년 만에 숨진 美 대학생 웜비어 유족, 北상대 1조2400억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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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를 만나 위로하고 있다


북한에 억류됐다 의식불명이 된 이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1억 달러(약 1조2400억 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웜비어의 유족은 10월 재판부에 △웜비어의 자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 배상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보상 △웜비어의 부모에 대한 위자료 △징벌적 손해배상금 등 모두 4가지 항목에 대해 북한이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청구 금액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부분은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당사자인 웜비어와 부모인 프레드, 신디 웜비어의 몫으로 각각 3억5000만 달러씩 모두 10억50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북한에 엄중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배상금 부담이 지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이밖에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보상금으로 1000만 달러, 부모에 대한 위자료로 각각 1500만 달러 등을 청구했다.

미 연방법원은 2015년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다가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김동식 목사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금(한화 약 3억 원 상당) 지급 판결을 내린 전례가 있다. 당시 북한은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웜비어 유족이 낸 소송 재판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웜비어가 보톨리누스균으로 인한 식중독에 걸려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 등은 “웜비어가 고문 때문에 사망했다”고 말해왔다. 웜비어의 주치의였던 치과의사들도 치아가 변형된 것을 근거로 가혹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웜비어의 사망 원인에 대한 분석은 재판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웜비어 재판는 17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된 것과 함께 북한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인권 카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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