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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15년전 여수산단에서도'… 20대 노동자 컨베이어 사고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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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부터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4명 숨져…"원청 책임 강화하지 않으면 사고 반복"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도 태안화력발전소처럼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20대 노동자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연합뉴스

비정규직 노동자 작업화입니다
(태안=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충남 태안군 태안읍 한국서부발전 본사 정문 옆에 태안화력 하청업체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려고 동료들이 갖다 놓은 작업화에 시민들이 국화를 꽂아두었다. 2018.12.16 min365@yna.co.kr (끝)



여수산단에서는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4명이 숨졌다.

18일 여수지역 시민운동가 한창진씨가 발행한 여수의 역사 달력에 따르면 지난 2003년 8월 18일 오후 2시 40분께 모 화학공장의 협력업체 직원 손모(당시 20세)씨가 집진기 청소를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두 다리가 끼어 숨졌다.

사고 당시 손씨는 분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먼지를 터는 작업을 하다 미끄러지면서 벨트에 발이 끼어 변을 당했다.

손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입대하기 전 비정규직으로 이 공장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손씨의 사고 이후 성명을 내고 "하청업체는 비가 내리는 현장에 인원을 투입하면서도 관리 감독자 한명 없이 소중한 생명을 장례 행렬 속으로 내몰았다"며 "예고된 고의적인 살인행위임에도 사고 이후에 하청업체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비인간적인 처사에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1990년 1월 5일에도 같은 공장 컨베이어벨트에서 일하던 노동자 1명이 숨졌다.

2009년 5월 22일에도 공장으로 원료를 이송하는 컨베이어 전환탑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양모(당시 60세)가 숨졌다.

한씨의 달력에는 기록이 안 됐지만, 지난 8월에도 여수시 낙포부두에서 시설점검을 하던 비정규직 근로자 김모(43)씨가 숨졌다.

한씨는 2년전부터 여수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 사고와 문화행사를 달력에 기록한 '오늘 여수'를 만들고 있다.

1967년 여수산단이 가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안전사고일을 기록했다.

한씨는 "여수시가 발행했던 여수산단 사고 사례집에 나온 사고 내용을 보고 기록을 했다"며 "최근에는 여수시가 사고 사례를 내부에서만 정리하고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는 등 산단 사고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어 문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가 일하다 죽으면 원청 회사가 쉬쉬하고 덮어이슈가 되지 않는다"며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지 않으면 이런 사고는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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